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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아데파기아(폭식)와 데메테르(풍요)는 같은 신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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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아데파기아Adephagia는 폭식과 과식, 포만감 등의 개념이 의인화된 여신이었다. 이탈리아 반도 남쪽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에 그녀의 신전이 있었다. 그곳에는 곡물(특히 옥수수)의 여신 데메테르 시토스의 동상이 있었다. 이것은 ‘과식’이라는 뜻의 아데파기아가 실제로는 과식이나 폭식보다는 풍성한 수확의 여신으로 간주되었음을 암시해 준다. 다른 그리스 여신들과 달리 역사적으로 아데파기아에 관한 기록이나 이야기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아데파기아 여신에 관해 최초로 언급은 예수의 탄생에 대해 쓴 폴레몬 일리엔시스(Polemon Iliensis, BC 202년~BC 181년)의 논평이었다. 그는 아데파기아 신전을 언급하는 ‘페리에게시세스(Periegesises, ‘여행’이라는 뜻)’이라는 여행 일기를 썼다. 원본은 남아있지 않지만 3세기 시칠리아의 그리스 작가 아테나이오스(Athenaeus, 170년~223년, 수사학자이자 문법가)가 쓴 <데이프노소피스타이>에 그 내용이 등장한다.

 

게오르그 에마누엘 오피즈의 '폭식'(1804). 출처>구글 검색

 

"폴레몬은 <티마이오스>에 대한 그의 첫 번째 책에서 시칠리아인들 사이에서 델피에 메갈랍토스(‘빵이 풍부하다’라는 뜻의 데메테르 별칭)와 메갈로마조스(‘보리가 풍부하다’라는 뜻의 데메테르 별칭) 동상 근처에 헤르무쿠스(‘뜻밖의 이득’이라는 뜻의 데메테르 별칭)의 동상이 있는 것처럼 히말리스(‘풍성한’이라는 뜻의 데메테르 별칭) 동상 근처에 아데파기아 신전과 데메테르시토스(‘빵 같은 것’이라는 뜻의 데메테르 별칭) 동상이 있다는 말이 돌았다.” -폴레몬 일리엔시스의 <페리에게시세스> 중에서-

 

기원후 2세기 초 로마의 그리스 군사 작 아일리안도 ‘시칠리아에 아데파기아 신전과 데메테르 시토스 동상이 있었다는’ 유사한 언급을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폴레몬으로부터 파생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식탐꾼들의 목록에서 인용되었다.

 

비록 ‘기근’과 ‘빵이 있는 데메테르’가 신학적으로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이지만 아테나이오스가 만든 일련의 비유들은 서로 다른 두 개념들을 동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테나이오스가 언급한 ‘뜻밖의 이득’은 델피에서 아폴론이 얻은 신탁의 본성과 유사하며 이는 ‘많은 보리’, ‘많은 빵’과 논리적으로 유사해 보인다. 이것은 데메테르와 아데파기아 사이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보인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더 많은 인용들이 없기 때문에 아테나이오스가 데메테르와 아데파기아를 같은 여신으로 이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느 경우든 아데파기아가 토착신 또는 지역신이었다는 것은 그럴듯한 대답인 것 같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세계에서 드문 일만은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칠리아가 그리스 토착민도 그렇다고 그리스 식민지도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칠리아는 또한 카르타고와 페니키아의 식민이기도 했다. 그리스, 페니키아 그리고 시칠리아 종교에서 원주민들 사이의 문화적 혼합의 징후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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