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디오니소스 ④뱃사람들이 돌고래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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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디오니소스 교를 반대한 이유는 무질서와 광란, 광기 때문이었다. 디오니소스 신도들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당한 테바이의 왕 펜테우스도 같은 이유로 디오니소스 교를 반대했다. 한편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잡으러갔다가 실패하고 디오니소스 교 신도 한 명을 붙잡았는데 그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는 소아시아 리디아 왕국에서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 뱃사람이 된 아코이테스(Acoetes)로 디오니소스 교의 열렬한 신자였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아코이테스(Acoetes)가 탄 배가 델로스 섬으로 가는 도중 물을 긷기 위해 키오스섬에 들렀을 때 일행 중에 몇 명이 잘 생긴 소년 한 명을 데리고 왔다. 어찌 된 일인지 이 소년은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선원들을 쫓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코이테스는 이 소년에게서 이상한 기운, 평범한 인간이 아닌 신의 기운을 느꼈다고 한다. 아코이테스는 다른 선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지만 선원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선원들은 이 소년을 노예로 팔 생각이었던 것이다.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은 돌고래가 되었다. 출처>구글 검색


아코이테스는 신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 소년이 두려웠다. 하지만 선원들은 델로스가 아닌 낙소스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이 배의 조타수였던 아코이테스와 선원들간에 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다른 선원이 키를 잡고 배의 방향을 낙소스로 돌렸다. 아코이테스와 소년이 사정을 해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오히려 선원들은 소년을 비웃기까지 했다. 그 때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에 멈춰버린 것이다. 선원들이 아무리 노를 저어도 배는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알고보니 포도 넝쿨이 노를 칭칭 감고 있었고 돛은 포도송이로 덮여 있었다. 게다가 소년의 주변에는 호랑이, 표범 등의 환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놀란 선원들은 바다에 뛰어들었고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바다에 뛰어든 선원들은 피부가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등이 활처럼 굽기 시작했다. 입도 쭉 찢어지고 코는 구버러지고 피부는 비늘로 덮이는 것이었다. 바다에 뛰어든 선원들은 하나같이 다 돌고래가 되었다. 배에 남아있던 선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노를 젓고 있던 선원들도 키를 잡고 있던 선원들도 다 돌고래로 변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알고보니 이 소년이 바로 디오니소스였다. 신의 능력을 현장에서 목격한 아코이테스는 바로 디오니소스 교의 광신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알다시피 아코이테스의 이런 충고에도 불구하고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에 도전한 댓가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요즘은 많이 변했지만 필자 세대만 해도 국어교육 참 잘못 받았다. 문학작품을 읽고 그 감상을 네 개의 보기에서 골라야만 했다. 세상에 소설을 읽은 감상이 네 개만 존재한다니 이런 황당한 교육이 어디 있는가! 창작은 작가의 몫이지만 그 창작물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일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독자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나름의 감상과 해석이 있을 것이다. 문학 작품이 존재하고 읽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지금이라고 많이 나아졌을까? 회의가 드는 건 비단 필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삼천포행을 멈추고 그렇다면 술의 신을 알아보지 못한 아니 소년이던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노예로 팔 음모를 꾸민 뱃사람들이 돌고래가 되었다는 신화의 메타포는 무엇일까? 각자의 해석을 덧붙이는 것도 신화를 읽는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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