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디오니소스 ⑤리쿠르고스의 광기와 술

제목 없음

그리스 신화▶28명으로 구성된 원로원을 창설해 왕과 원로원이 동등한 권한으로 국가의 주요 업무를 결정하고 토지를 공정하게 분배하고 사치 행위를 금지하는 등 개혁을 단행해 스파르타를 당시 최고의 강국으로 만든 리쿠르고스 왕. 리쿠르고스 왕의 개혁은 철저히 법에 의해 시행되었다. 심지어 결혼과 아이를 낳는 일까지 법으로 규제했다. 또 청년과 여자들에게는 체력 단련을 의무화 했고 유소년들을 한 곳에 모아 교육했다. 스파르타가 당대 최고 강국이 되는 데는 이런 개혁뿐만 아니라 왕 자신도 법을 엄격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솔선수범을 통해 시민들이 국가의 정책에 호응하도록 만든 것이다. 법이라고 하면 스파르타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엄격한 법집행을 통해 강국이 되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주제는 실존했던 스파르타의 왕 리쿠르고스가 아니다. 리쿠르고스와 동명이인의 그리스 신화 속 리쿠르고스(Lycurgus)를 검색하다 새롭게 얻은 지식이다. 이런 게 바로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리쿠르고스는 트라키아의 왕이었다. 리쿠르고스도 디오니소스를 위협한 댓가로 잔인한 보복을 당한 인물 중 하나다. 디오니소스의 잔인성은 바로 술의 광기에 대한 메타포다.  

▲광기에 사로잡힌 리쿠르고스와 디오니소스. 출처>구글 검색


디오니소스는 제우스가 세멜레와 바람을 피워 낳은 아들이다. 오뉴월에 품은 여자의 한은 신 중의 신도 어쩔 수 없었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디오니소스를 니사 산에 보내 그곳의 님페와 사티로스들이 돌보게 했다. 디오니소스의 이름이 '니사의 제우스'란 뜻이란다. 디오니소스의 운명도 참 기구하다. 헤라의 눈을 피해 이곳까지 왔지만 여기서 또 쫓겨나게 생겼으니 말이다. 리쿠르고스는 어린 디오니소스를 막대기로 위협하며 자기 나라에서 쫓아냈다. 위협을 느낀 디오니소스는 바다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사건으로 훗날 리쿠르고스는 디오니소스의 저주를 받아 미치광이가 되고 말았다. 그는 아들도 알아보지 못한 채 도끼로 아들을 죽이고 사지를 절단하는 패륜까지 저질렀다. 디오니소스의 저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리쿠르고스가 다스리고 있는 트라키아에 저주를 내려 어떤 수확도 못하게 만들었다. 수확을 못하게 되자 백성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디오니소스는 리쿠르고스를 죽여야 트라키아 땅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리쿠르고스는 굶어죽을 상황에 처한 백성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리쿠르고스 살해 방법도 디오니소스의 저주만큼이나 잔혹했다. 백성들은 리쿠르고스를 산 속 나무에 묶어놓고 야생동물들의 먹이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화 속 리쿠르고스 왕은 아마도 국정은 돌보지 않고 술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했을 것이다. 급기야 술 때문에 자식까지 죽이는 패륜을 저질렀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저주라는 방식으로 경고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위정자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신화가 아닐 수 없다. 

제목 없음

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