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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북유럽

긴눙가가프; 태초의 황량한 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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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카오스(Chaos), 중국 신화의 혼돈(混沌)은 태초의 우주의 모습이다. 즉 인간은 물론 신도 탄생하기 전 세계는 하늘도 땅도 구분이 없었고, 육지와 바다도 구분이 없었다. 그야말로 무질서하고 혼탁함 그 자체였다. 북유럽 신화의 태초의 모습도 별반 차이가 없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태초의 모습을 긴눙가가프(Ginnunggagap)로 표현하는데 황량한 허공을 이르는 말이다. 고대 노르드어로 긴눙가가프는 '하품하는 심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드디어 긴눙가가프, 광막한 허공의 양편에 두 영역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남쪽에는 열기와 불의 영역인 무스펠하임(Muspelheim), 북쪽에는 추위와 얼음의 영역인 니플하임(Niflheim)이었다. 두 영역 사이의 중앙에서는 무스펠하임의 뜨거운 공기와 니플하임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 얼음을 녹이기 시작했다. 얼음이 녹은 자리에서는 거대한 서리 거인이 나타났는데 이 서리 거인을 이미르(Ymir)라고 불렀다. 

  

서리 거인 이미르는 무스펠하임의 따뜻한 공기가 살랑거리는 동안 잠을 잤고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 때 이미르의 땀에서 또 다른 서리 거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얼음은 계속 녹았고 드디어 거대한 암소인 아우둠라(Audhumla)가 나타났다. 최초의 서리 거인들은 아우둠라의 젖을 먹고 생존할 수 있었다. 아우둠라는 계속해서 얼음을 핥으며 전진했고 거인들이 얼음에서 풀려나기 시작했다.


아우둠라가 풀어놓은 최초의 거인은 부리(Borr)였다. 부리는 보르(Vor)라는 아들을 낳았다. 보르는 볼트호른이라는 거인의 딸 베스틀라(Bestla)와 결혼해 빌리(Vili), 베(Ve), 오딘(Odin)이라는 세 아들을 낳았는데 이들이 최초의 북유럽 신이 되었다. 특히 세 아들 중에서도 오딘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처럼 신 중의 신으로 여겨졌다. 


창조신이기도 한 세 신은 이미르와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죽은 이미르의 혈관에서 나온 피가 바다처럼 흘러 다른 서리 거인들이 모두 빠져 죽었다고 한다. 이 때 이미르의 손자인 베르겔미르(Bergelmir)와 그의 아내만이 살아남아 요툰하임(Jotunnheim)에 정착했다고 한다. 오딘과 빌리, 베는 죽은 이미르의 살로 지구를 만들고 뼈로는 산을 만들었으며 이미르의 피는 강과 바다가 되었으며 두개골은 거대한 하늘의 궁륭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세 신은 무스펠하임에서 불꽃을 쏘아올려 하늘의 태양과 달과 별을 창조했다고 한다. 우주를 창조한 세 신은 최초의 인간도 만들었는데 물푸레나무로 최초의 남자인 아스크(Ask)를, 느릅나무로 최초의 여자인 엠블라(Embla)를 창조했다. ◈사진>긴눙가가프. 출처>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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