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발할라와 발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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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총애를 받은 인간들이 죽음의 고통을 맛보지 않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땅이 있다. 오케아노스 서쪽 끝에 있는 엘리시온(Elysion)이 바로 그곳이다. 엘리시온은 일년 내내 봄날만 계속되고 부드러운 서풍만 부는 장미꽃이 만발한 낙원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거리 샹젤리에는 '엘리시온의 들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엘리시온처럼 북유럽 신화에도 이상향, 낙원이 있다. 발할라(Valhalla)이다.


하지만 엘리시온과 달리 '죽은 자들의 회당'을 뜻하는 발할라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병사하거나 자연사한 일반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이상향이다. 발할라는 전투에서 명예롭게 죽은 전사들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아는대로 안개로 덮인 지하세계가 죽은 후 그들의 안식처이다. 

발할라의 주인은 오딘이다. 발할라는 아스가르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으로 540개의 문이 있는데 문마다 800명이 나란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다고 한다. 천장은 금으로 장식되어 있고 이곳에서는 매일 밤 잔치가 벌어지는데 온갖 산해진미가 다 나온다고 한다. 날마다 죽여도 되살아난다는 멧돼지인 세프림니르로 요리를 하고 위그드라실의 가지에 있는 헤이드른이라는 암산양에서 짜낸 꿀술이 제공된다고 한다. 참고로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들의 음식과 음료를 암브로시아, 넥타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마냥 흥청망청 음주가무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낮에는 세계 종말 즉 라그나로크에 대비해 전투 훈련을 해야 한다. 발할라에 모인 전사들을 아인헤르야르라고 부른다. 또 전투에서 명예롭게 죽은 전사들 중에서도 절반만 발할라로 가고 나머지 절반은 프레이야의 폴크방으로 간다. 아인헤르야르는 다가올 라그나로크에서 오딘의 전사가 되어 싸워야 할 의무가 있다. 한편 발할라에는 에이크쉬르니르라는 사슴이 살고 있는데 에이크쉬르니르의 뿔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흐베르겔미르 샘으로 모이는데 세상의 모든 강의 시작이 바로 흐베르겔미르 샘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전사자들이 발할라로 갈지 폴크방으로 갈지는 누가 선택하는 것일까? '전사자를 고르는 자'란 뜻의 발키리(Valkyrie)가 이 역할을 한다.

발키리는 평소에는 발할라에서 아인헤르야르들을 접대하다가 전쟁에서 전사자가 생기면 오딘의 명령에 따라 전사자들을 발할라로 인도한다. 발키리는 처녀 전사들로 아인헤르야르처럼 이들도 살해된 자들 중에 선택된다고 한다. 발키리는 원래 사나운 영혼으로 피와 송장을 좋아했으며 전장에 있는 시체들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으나 바이킹 시대 이후 위엄을 갖추고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공주의 모습이 되었다. 발키리가 말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닐 때 그들이 입은 갑옷에서는 하얀 빛이 나오는데 북유럽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 빛을 오로라(Aurora) 즉 북극광이라고 믿고 있다. 바이킹 전사들의 용감무쌍함도 바로 발키리의 존재에 대해서 믿었기 때문인데 전쟁에서 명예롭게 죽으면 발키리가 발할라로 인도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발키리 중에서도 브륀힐트(Brynhildr)가 가장 유명한데 오딘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만큼 대담했다고 한다. 결국 오딘에 의해 벽 속에 갇히게 되었지만 브륀힐트는 지크르리트(Siegfried)가 오딘에게서 선물로 받은 불가사의한 말 그라니(Grani, 오딘의 말 슬레이프니르의 자손인 수컷 말)를 타고 불을 뚫고 와서 깨울 때까지 마법에 걸려 잠을 잤다. 잠에서 깨어난 이후에는 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비극적 역할을 했다. 아돌프 히틀러가 가장 좋아했단다는 작곡가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에서도 '발키리의 기행'이라는 제목으로 발키리들이 말을 타고 죽을 자들을 찾아 전장에 나서는 것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사진> 발할라, 발키리. 출처>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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