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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짝사랑의 댓가가 고작 동해가 '한반도의 동쪽 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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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을 성조기로 물결을 이루며 미국 대통령의 축복을 기도하는 나라, 새 대통령에 취임하면 어김없이 미국 대통령부터 알현하는 나라, 미국을 비판하면 엉뚱하게도 김정일을 추종하는 좌빨이 되는 나라.

한국 보수의 미국에 대한 사랑은 눈물겹다. 심지어 대한민국 대표 보수라 자처하는 조갑제씨는 2008년 여름 성조기가 나부끼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반촛불집회에서 "우리는 미국을 반대하는 죄를 저질렀다"며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맹비난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에 반대하면 범법자라는 비난까지 감수해야만 국가가 바로 21세기 대한민국이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주류였고 잠시 그 자리를 내주었을 뿐 또다시 청와대를 비롯해 사회 곳곳을 그들의 영역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영역 확장을 위해 70,80년대식 고전적인 탄압 방식도 서슴치 않는다. 먹고 사는 문제마저 팍팍해진 국민들은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그래서 결국 투표로 심판했을 뿐이다.


사랑하는 한국, 받아주지 않는 미국. 결국 짝사랑이었나요!

그렇다면 미국을 어버이 나라처럼 받드는 이들의 미국에 대한 사랑은 지난 2년 동안 얼마나 결실을 맺었을까? 2년의 시간이면 백년가약이라도 맺었어야 할 시간인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한국 보수의 짝사랑으로 결론나고 말았다.

제프 모렐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한·미 연합훈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동해를 'East Sea'가 아닌 'Sea of Japan'으로 표현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동해'를 '일본해'로 말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서해'도 중국측 입장인 '황해'로 말했다고 한다. 3면인 바다인 대한민국에 정작 우리 바다는 없어진 것이다.

누리꾼들의 분노섞인 비판글이 빗발쳤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꿀먹은 벙어리였다. 누구 하나 미국의 대표성을 가진 국무부 대변인 말에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위상이 땅에 떨어져 짓밟히고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기사화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영광을 축복해 주던 보수들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외교 당국자의 말은 더욱 가관이다. 한국과 미국이 명칭에 대해 합의하기 전까지는 'East Sea' 대신 미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Sea of Japan'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 정부가 미국에 얼마나 항의했는지(?) 앞으로 있을 2+2 회의에서 채택할 공동성명에서 동해와 서해를 '한반도의 동쪽 해역''한반도의 서쪽 해역'으로 표기할 것이란다.

외교부의 구차한 변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치더라도 한국과 미국 사이의 군사훈련 관련 브리핑에서 이런 표현이 나왔다는 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Sea of Japan'과 '한반도의 동쪽 해역'이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지! 우리 바다의 이름을 잃어 버린 것은 매한가지인데....결국 대한민국 외교의 현주소이자 대한민국 위상이다.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 것 없다더니...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친북정책으로 한미관계가 소원해 졌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한미관계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지금껏 미국 방문 횟수만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아마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이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이 될 듯 싶다. 심지어 부시와의 만남에서는 골프카트를 운전해 주는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정부 각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화자찬이 심하다는 것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라는 것까지 만들며 자신들로 인해 대한민국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며 민망한 자랑을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동해'가 '일본해'로 '한반도의 동쪽 해역'으로 둔갑해 버린 현실이 그들이 그렇게 자랑해 마지 않는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인지 묻고 싶다. '혈맹'이라는 미국의 인식이 이럴진대 무슨 수로 '일본해'(?)에 떠있는 독도를 우리땅이라고 주장할 수나 있겠는가?

'기다려 달라'가 진짜 왜곡보도였다면...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의 '기다려 달라'는 말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일본의 유력 언론인 요미우리 신문이 작년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후쿠다 전 수상과의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수상이 '다케시마'를 교과서 해설서에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한 사건이었다.

청와대와 요미우리 신문간에 진실 여부 공방이 이어졌고 누리꾼들은 분노의 글들을 올리기 시작해 수십만 건에 달하는 댓글을 양산해 냈다. 이 때도 대한민국 언론들은 크게 기사화하지 않았다.

어찌됐건 청와대 주장대로 이명박 대통령의 '기다려 달라'라는 표현이 요미우리 신문의 왜곡보도였다면 동해와 서해에 대한 미국의 인식을 바로잡음으로써 그 진실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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