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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MB 라디오연설, 자주의 탈을 쓴 사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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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나마나한 소리에 습관처럼 외쳐대는 '서민'에 질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관심을 끊은지 오래다.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었으면 이런 라디오 연설쯤은 없애도 될 법한데 참 욕심도 과하다. 전파낭비에 소음공해일 뿐이네...

오랫만에 대통령 라디오 연설 관련 뉴스를 클릭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괴변이 제목으로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전작권 환수 연기 결정이 우리의 필요에 따른 실질적이고 자주적인 선택이었다고 한다. 아니겠지. MB 자신의 필요에 따른 결정이었겠지. 전작권 환수 연기와 관련해서 국민들과 단 한마디의 상의도 하지 않았던 대통령이 낯두껍게 '우리'라는 표현을 쓰다니 황당함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당사자인 국방부도 전작권 환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선택이란 말 밖에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우리 군대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미국이 행사하는 것이 자주적이라면 자주국방은 사대적이란 말인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기 민족의 운명을 강대국에 구걸하는 대한민국 보수의 자화상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수는 지나친 민족주의로 문제가 되는데 비해 대한민국 보수는 사대주의를 '자주국방'이라 하고 '안보'라고 한다. 이런 보수들이 진보 역사학자들에게는 '자학적 국가관'을 가졌다고 비난한다.

또 MB는 전작권 환수 연기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미군 사령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를 지휘한다며 전작권 문제도 동아시아 지역과 세계안보의 관점에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지역방위기구와 주권국가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다니....그렇다면 영국군, 프랑스군, 독일군의 작전지휘권도 미군이 행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MB는 이번 북미 순방에서 뜻밖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화자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FTA의 추진시한까지 정하면서 조속한 타결 의지를 천명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국민들은 전작권 환수를 연기해 주는 대신 쇠고기 수입조건이 완화될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MB는 스스로를 '불도저'라고 한다. 맞는 얘기다.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과 경고를 받았음에도 MB 불도저는 멈출 줄 모른다.

이번 라디오 연설에서도 달콤한 립서비스는 빼놓지 않았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하반기 국정의 중심으로 삼겠다."

그냥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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