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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아름다움은 욕구가 아니라 희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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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이와 상처받은 이는 말하리,
"아름다움이란 친절이요 정다움. 마치 그녀 자신의 영광이 조금은 부끄러운 젊은 어머니처럼 그것은 우리 사이를 거니는 것."

또 정열적인 이는 말하리,
"아니야, 아름다움이란 힘이나 공포같은 것. 마치 폭풍처럼 우리 발밑의 땅을 흔들고 우리 위의 하늘을 흔드는 것."

피곤하고 지친 이는 말하리,
"아름다움이란 부드러운 속삭임. 그것은 우리 영혼 속에 말하는 것. 그 목소리는 마치 그림자가 두려워서 떠는 가냘픈 빛처럼 우리 침묵을 따르는 것."

그러나 침착하지 못한 이는 말하리,
"우리는 그곳이 산속에서 외치는 걸 들었으며, 그것과 함께 말발굽 소리, 날개치는 소리 그리고 사자의 울부짖음도 들었노라."

밤이면 마을의 파수꾼은 말하리,

"아름다움은 새벽과 더불어 동쪽에서 떠오르는 것."

또 한낮이 되면 노역자와 도보 여행자는 말하리,
"우리는 보나니, 해질녘 그것이 창으로부터 대지에 비스듬히 기대고 있는 것을."

겨울이면 눈에 갇힌 이는 말하리,
"그것은 언덕을 뛰어넘어 봄과 더불어 오리라."

그리고 여름의 열기 속에서 거둬들이는 이는 말하리,
"우리는 그것이 가을 잎과 더불어 춤추는 걸 보았으며, 그 머리카락에 눈이 쌓이는 것도 보았네."

이 모든 것이 그대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 것. 그러나 사실은 그대들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한 것이 아니라 단지 만족하지 못한 욕구에 대해 말했을 뿐.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욕구가 아니라 희열인 것.
그것은 목마름에 타는 입이 아니며 앞으로 내민 빈손도 아니다.
오히려 불타는 가슴이자 매혹시키는 영혼이니라.
그것은 그대들 볼 수 있는 형상이 아니며 그대들 들을 수 있는 노래도 아니다.
오히려 그대들 눈 감아도 보이는 형상이자 그대들 귀 막아도 들리는 노래니라.
그것은 주름진 나무껍질 속으로 흐르는 수액이 아니며 날카로운 발톱에 매달린 날개도 아니다.
오히려 언제나 꽃이 만발한 정원이자 언제나 날고 있는 천사의 무리니라.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중에서-

우리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에 너무 집착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내가 가지지 못했기에 아름다워 보이고 내가 가질 수 없기에 더욱 빛나보이는 허상에 매몰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여름이면 겨울을 기다리고 겨울이면 여름의 환상을 쫓는 우주의 어리석은 미물에 불과한 게 인간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얼짱이 대세라지만 내 안에도 TV 속 얼짱이 가지지 못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살아갑니다. 거울 속 나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보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연못가에 수선화로 피어난 나르키소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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