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스틱스, 약속 함부로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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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아케론(Acheron, 슬픔의 강), 코키투스(Cocytus, 탄식의 강), 플레게톤(Phlegethon, 불의 강), 레테(Lethe, 망각의 강), 스틱스(Styx, 죽음의 강)라는 다섯 개의 강을 차례로 건너야 비로소 저승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다섯 개의 강을 건너는 의식은 이승에서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스틱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스틱스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3000명의 딸들 중 첫째다. 스틱스는 티탄 신족의 팔라스와 결혼해 니케(승리), 크라토스(힘), 비아(폭력), 젤로스(질투) 등 개념이 의인화된 신을 낳았다. 다른 설에 의하면 스틱스는 밤의 신 닉스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의 딸로 페이라스와 결혼해 하반신이 뱀인 처녀 에키드나를 낳았다고도 한다. 어쩌면 후자의 설이 스틱스의 이미지에 더 부합하는 듯 하다. 스틱스에는 카론이라는 뱃사공이 있어 그에게 뱃삯을 지불해야만 강을 건널 수 있었다고 한다. 망자의 입에 동전을 물려주는 풍습도 이런 신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저승을 흐르는 강 스틱스에는 카론이라는 노인 뱃사공이 지키고 있는데 그에게 뱃삯을 지불해야만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한다. 출처>구글 검색


그리스 신화에서 스틱스 강의 이름을 걸고 맹세(약속)를 하면 아무리 신이라도 어겨서는 안된다고 한다. 스틱스에게 이런 지위를 부여한 이는 제우스였다. 제우스가 티탄 신족과 전쟁을 벌였을 때 스틱스는 자신의 네 자녀(니케, 크라토스, 비아, 젤로스)를 데리고 제우스의 승리를 도왔다. 제우스는 이 때의 공을 높이 사서 신들에게 중요한 맹세를 할 때 스틱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스틱스의 이름을 걸고 한 맹세를 어겼을 때는 어떻게 되었을까? 올림포스에서 추방되어 다른 신들과 어울리는 것이 금지됐고 신들의 음식과 음료인 암브로시아나 넥타르도 입에 댈 수 없었다고 한다. 물론 제우스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제우스도 이런 스틱스 이름을 걸고 세멜레에게 자신을 보여주겠다고 맹세했다가 연인 세멜레가 타죽는 슬픔을 겪기도 했다. 이 때 타죽은 세멜레에게서 태어난 신이 바로 디오니소스이다. 

▲그림>스틱스 강에는 망자의 혼들이 떠도는 무시무시한 모습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스틱스의 이름을 걸고 약속했다가 낭패를 본 신은 제우스뿐만이 아니었다. 태양신 헬리오스도 아들 파에톤이 태양마차를 몰아보고 싶다는 말에 얼떨결에 스틱스의 이름을 걸고 약속했다가 파에톤이 태양마차에서 축락해 숨지는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 한편 스틱스 강물에 목욕을 하면 불멸의 존재가 되었는데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 된 것도 스틱스 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다의 요정 테티스는 아들 아킬레우스를 낳자 스틱스 강물에 담가 아들을 불멸의 전사로 만들고 싶었다. 테티스는 어린 아킬레우스의 발목을 잡고 스틱스 강물에 온몸을 담갔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 당시 파리스의 활에 맞아 전사하고 말았는데 그 때 활에 맞은 부위가 발목 부위였다고 한다. 테티스가 어린 아킬레우스의 발목을 잡고 스틱스 강에 목욕을 시키는 바람에 발목 부분에는 스틱스 강물이 적셔지지 않아 이 부위만은 인간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발목이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것이다. '약점'을 의미하는 '아킬레스건'의 유래도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말로 유명한 나폴레옹은 '약속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아예 하지 말라는 뜻이렸다. 그리스 신화에서 보듯 약속이나 맹세는 죽음을 걸고 하는 것이다. 스틱스의 이름을 걸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무시무시한 후한이 뒤따르는 것도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약속 함부로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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