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야누스는 어떻게 새해 1월의 신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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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신화▶ 2018년 새해가 밝았다. 2017년은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일년이었다. 전대미문의 대통령 탄핵이 있었고 그로인해 조기대선이 치뤄젔고 인수위 기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일년이 훌쩍 지나 버렸다. 지는 해를 보며, 뜨는 해를 보며 누군가는 진지한 마음으로 새로운 일년을 계획했을테고 또 누군가는 작심삼일이 뻔한(?) 계획으로 요란을 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은 새 다짐의 달이기도 하다. 한편 해의 순환으로 따지자면 1월은 지난 해의 끝이기도 하다. 그래서 1월을 재뉴어리(January)라고 했는가 보다.


야누스에서 비롯된 1월


1월의 영어 표현 재뉴어리는 로마 신화의 문을 지키는 수호신 야누스(Jan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라틴어 야누아리우스(Januarius)가 재뉴어리(January)가 되었다고 한다. 로마 신화에서 야누스는 흔히 두 얼굴을 가진 신으로 묘사된다. 야누스가 지키는 문이 바로 보는 위치에 따라 처음일 수도 있고 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월이 그렇지 않은가. 특이하게도 야누스는 그리스 신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로마의 자생적인 신이라고 한다. 


사실 야누스는 로마 인접 국가에서 추방당해 로마에 정착한 최고의 통치자였다. 배의 사용법을 처음으로 만들어냈고 로마에 화폐를 널리 유통시킨 주인공이 바로 야누스였다. 로마 최초의 청동 화폐에 야누스의 얼굴과 뱃머리의 모습이 양면에 새겨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공적 때문에 야누스는 사후 신격화되었고 로마 고유의 토착신이 되었다. 한편 신이 된 야누스는 로마를 세운 로물루스(Romulus, 로마의 어원)에게 여자들을 빼앗긴 사비니인들이 로마를 공격했을 때 야누스가 뜨거운 샘물을 뿜어 이들을 물리쳤다고도 한다.

로마의 토착신 야누스는 현재까지도 살아있는 몇 안되는 신 중의 하나다. 1월의 어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야누스의 얼굴'이라고 해서 서로 상반된 행동이나 심리를 가진 사람을 빗대기도 하는 등 여전히 야누스는 인간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야누스가 1월의 신이 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다고 한다.


제왕적 권력이 만든 달력 농단


제어되지 않는 제왕적 권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원인이었다면 로마 시대에도 막강한 권력이 달력 농단(?)을 주도했다. 로마 시대 'January'는 11월이었다. 12월은 축제를 의미하는 페브루아리우스(Febriarius, February)였다. 원래 로마 달력은 10월까지 있었지만 세금 문제로 이후 2달이 추가된 것이다. 1월, 2월…9월, 10월은 현재 3월, 4월…11월, 12월인 March, April…November, December였다고 한다. 다만 5월과 6월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를 뜻하는 퀸틸리스(Quintilis)와 섹스틸리스(Sextilis)였다. October, November, December도 각각 여덟 번째, 아홉 번째, 열 번째를 뜻한다. 요즘 표기법으로 다시 정리하면 1월부터 12월은 March, April, May, June, Quintilis, Sextilis,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 January, Febrary 였다. 지금보다 2달씩 밀려있는 걸 볼 수 있다. 


문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100~BC44)가 집권해 11월 1일에 율리우스 달력을 발표하면서 그 달을 1월로 공포해버린 것이다. 즉 기존에 11월이었던 January가 졸지에 1월이 돼버린 것이다. 이후로 지금의 January…December 순서가 되었다고 한다. 율리우스의 달력 농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이 태어난 7월을 자신의 이름을 따서 July(기존 명칭은 Quintilis)로 바꿔버린 것이다. 안타깝게도 제왕적 권력의 달력 농단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끝이 아니었다. 카이사르의 후계자였던 차기 집정관 아우구스투스(Augustus, BC63~BC14)도 8월을 자기 이름을 따서 August로 바꿔 버렸다. 이후에도 제왕권 권력의 달력 농단이 있었지만 사후에 원래대로 환원된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문어과 연체동물 문어를 영어로 '옥토퍼스(Octopus)'라고 한다. 숫자 8을 의미하는 'Octo'에도 불구하고 10월이 'October'인 탓에 문어 다리를 10개로 착각하곤 한다. 제왕적 권력의 달력 농단이 낳은 혼란이 아닐 수 없다. 2018년은 무술년 '개의 해'라고 한다. '개'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주인에 대한 충성일 것이다. 모쪼록 2018년에는 모든 공직자들이 권력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 두 얼굴을 가진 신, 야누스. 출처>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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