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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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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는 여전히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박상우(1958~)의 /「문학사상」217호(1990.11)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김춘수의 시 - 동네마다 있음직한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누구나 샤갈의 그림 중에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작품이 있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아니란다. 오히려 그 출처를 찾는다면 김춘수 시인의 이라는 시가 맞지않을까 싶다. 물론 은 샤갈의 그림 '비테프스크 위에..
커피와 함께 삼켜버린 바퀴벌레의 단상 이승우(1959~)의 /「문학사상」163호(1986.5) 프란츠 카프카의 을 읽어본 독자라면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경험이 생생할 것이다. 보험회사 외판원으로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던 그레고르 잠자, 그는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끔찍한 벌레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어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그는 썩은 사과에 등을 맞고는 벌레로 생을 마감한다. 충격적인 이 소설은 현대성과 현대인에 대한 의문을 남긴 채 세계적인 고전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카프카의 이 주었던 충격만큼은 아니지만 어느날 커피와 함께 삼켜버린 바퀴벌레로부터 끄집어낸 잡지사 선배의 신경과민 증세는 단순한 의학적 병리현상을 떠나 시대를 고민하는 어느 지식인과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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