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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22 라그나로크,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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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지 않는다. 인간의 굳건한 믿음이자 신을 특정하는 아이덴티티이다. 인간과 신 사이에 놓인 엄숙주의도 신은 죽지 않는다는 인간의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은 결코 죽을 수도 죽어서도 안된다. 만약 신이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이전에 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리적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야수들이 고대인들에게는 신의 영역을 대체했을 것이다. 그나마도 호모사피엔스 인간은 동물의 세계를 정복했다. 어쩌면 인간이 동물 세계의 신적 존재로 군림해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죽는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전승해온 이들이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즉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으로 대표되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신도 죽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다른 지역 신화와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아마도 1년 중 절반이 겨울인 척박한 환경에서 신조차도 거스를 수 없는 비극적 운명을 신화의 내용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라그나로크(Ragnarok). 북유럽 신화에서 신의 종말을 고하는 신들의 전쟁을 일컫는 말이다. 신화 속 신들의 비극적 운명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라그나로크는 미래에 일어날 것으로 예견되는 일련의 사건들로 신화 속 주인공들이 대부분 사망하고 자연재해가 닥치면서 최종적으로 세계가 멸망한다는 설정이다. 라그나로크는 '라그나뢰크'라고도 하는데 라그나로크가 '신들의 파멸'이라면 라그나뢰크는 '신들의 황혼'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특히 '신들의 황혼'은 19세기 독일의 작곡가 바그너가 자신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마지막 작품에 '신들의 황혼'이라는 제목을 사용하면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라그나로크의 전조는 그야말로 끔찍함 그 자체다. 여름도 없는 겨울이 여섯 번씩 반복되고 인간들은 기아에 허덕이게 되고 인간 사이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으며 근친상간이 만연하게 된다. 신들의 파멸, 라그나로크는 신들의 제왕 오딘(Odin)의 아들 발드르(Baldr, 발데르라고도 함)의 죽음이 발단이 되었다. 어느날 발드르는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꿈을 꾸게 된다. 발드르의 어머니 프리그(Frigg)는 만물에게 아들을 해치지 말하고 명령한다. 북유럽 신화의 대표적인 트릭스터 로키(Loki)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꾀를 내었다. 겨우살이 나무가 프리그의 명령에서 제외된 사실을 알고는 발드르의 쌍둥이 동생 호드르(Hodr)를 시켜 겨우살이 가지를 꺾어 화살을 만든 다음 발드르에게 던지게 했다. 호드르는 시각장애신이었다. 호드르가 던진 겨우살이 화살에 발드르가 죽음으로 신들간의 갈등이 초래되고 라그나로크로 이어지게 되었다. 라그나로크는 미래의 위험을 예견하고 저승에 가두었던 로키의 자식들과 거인들이 로키와 함께 아스가르드에 침범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로키와 그의 아내 앙그르보다(Angrboda) 사이에는 세 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Jormungand)와 죽음의 여왕 헬(Hel), 거대한 늑대 펜리르(Fenrir)였다. 신들은 이들이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요르문간드와 헬은 지하세계에 가두었고 펜리르는 올가미를 채워 가두었다. 라그나로크는 헤임달(Heindall)의 나팔 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헤임달의 나팔 소리는 위험을 알리는 경고였다.


신들의 나라 아스가르드(Asgard)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오딘은 거대한 늑대 펜리르에게 잡아먹혔고, 토르는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와 싸워 승리했지만 요르문간드의 독에 중독되어 몇 걸음 움직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죽음의 여왕 헬은 손톱으로 만든 배, 나글파르(Naglfar)에 죽은 자들을 태우고 인간들의 세계인 미드가르드(Midgard)에 진격해서 인간들을 멸망시켰다. 한편 라그나로크의 시작을 알렸던 헤임달은 로키와 싸웠지만 두 신 모두 죽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불의 거인 수르트(Surtr)가 프레이르(Freyr)를 죽이고 아스가르드를 지탱하고 있던 세계수 위드라실(Yggdrasil)을 태움으로써 아스가르드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신들의 세계는 멸망하게 되었다.


이렇게 신들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게 되었을까? 바다 속에서 새로운 육지가 떠올랐고 라그나로크에서 살아남은 두 명의 인간과 저승에서 돌아온 발드르에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결국 라그나로크는 끝이면서 새로운 시작이었다. 척박한 환경을 살아가야 했던 그들의 극복의지가 라그나로크로 표현되지 않았을까? 절망의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려는 인간의 의지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저력이 아닐까 싶다. ◈사진>영화 '토르:라그나로크' 중에서. 출처: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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