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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6 일본을 조국으로 여겼던 한국문학의 선구자들 (29)

이윤옥의 시집 <사쿠라 불나방> 관련 포스팅을 하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공간이 주는 한계였다. 한국 근대 문학의 위대한 작가들로 둔갑한 20인의 친일문학인들을 만나면서 정작 그들이 화려한 글재주를 이용해 어떻게 조선민중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내몰았는지는 소개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의 화려한 글재주만큼이나 일본 제국주의를 향한 아부 또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의 전력이 민족시인이었건, 좌파작가였건, 순수문학인이었건 단 한 번의 변절은 그들이 뼛 속까지 일본인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굳건한 애정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조선 민중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세계를 지배할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국 근대문학의 등불이라던 그들의 실체는 이랬다.

카프(KAPF)의 실질적 지도자였던 김기진

태평양 동쪽의 언덕 언덕을 구석구석을
기만! 통갈! 회유! 사취! 살육! 강탈!
끝없는 탐욕의 사나운 발톱으로 유린하여 오던
오! 저 악마의 사도들을 몰아낼 때가 왔다

극동의 찬란한 해가 뚜렷한 일장기가
아침 하늘에 빛난다 이글이글 탄다

소설 <감자>의 작가 김동인

대동아 전쟁이 발발하자 인제는 내선일체도 문제가 안되었다. 지금은 다만 일본 시민일 따름이다. 한 천황폐하 아래서 생사를 같이 하고 영고를 함께 할 백성일 뿐이다.
이미 자란 아이들은 할 수 없지만 아직 어린 자식들에게는 일본과 조선이 별개 존재라는 것을 애당초부터 모르게 하련다.

시 <국경의 밤>의 작가 김동환

일본이여, 일본이여, 나의 조국 일본이여
어머니여, 어머니여 아세아의 어머니 일본이여
주린 아이 배고파서, 벗은 아이 추워서
젖 달라고, 옷 달라고 10억의 아이 우나이다 - 우나이다

비평을 제2의 창작이라고 주장했던 김문집

내선일체란 말은 쉽게 말하면 내지인(일본인)과 조선인은 옛날 그 문화와 피가 공통된 민족이었으나 지금 다시 옛날과 같이 한 몸으로 돌아가서 서로 행복하게 살자는 말인데……
이런 견지에서 조선 여인은 가정부인이고 소위 신여성이고를 물론하고 그 모자라는 부덕을 일본 내지의 부덕에서 배워 얻어서 보태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작가 김상용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

……
말 위에 칼을 들고 방가의 간성됨이
장부의 자랑이거늘 이제 불리니
젊은이들아 너와 나의 더 큰 광영이 무어랴
나아가는 너희들 대오에 지축이 울리고
복락의 피안으로 깃발은 날린다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김 억

저 양키 이 쟉크를 그저 둘 것가
……
대동아 같은 민족 손을 잡고서
공존공영 큰 길을 고이 밟으며
즐거운 꽃동산을 지으려 하건
이 악덕아 무어라 이간질이냐
뚜들겨라 부숴라 정의의 사여
저 양키 이 쟉크야 칼을 받으라

프롤레타리아 시운동을 했던 김용제

나는 아세아의 부흥을 위해 싸우고 싶다
동시에 새로운 아세아 정신을 조용히 창조하고 싶다
나는 일본 국민의 애국자로서 일을 하고 싶다
동시에 새로운 일본 정신을 배우고 싶다

시 <사슴>의 작가 노천명

남아라면 군복에 총을 메고
나라 위해 전장에 나감이 소원이리니
이 영광의 날

나도 사나이었드면 나도 사나이였드면
귀한 부르심 입는 것을
갑옷 떨쳐입고 머리에 투구 쓰고
창검을 휘두르며 싸움터로 나감이
남아의 장쾌한 기상이어든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의 작가 모윤숙

가난헌 이몸이 무엇을 바치리까?
황홀한 창검이나 금은의 장식도 그대 앞에 디림없이 그저 지냅니다
오로지 끓는 피 한 목음을 축여보태옵니다
지난날 이 눈가에 기뜨렸던 어둠을 내 오늘 그대들의 우렁찬 웨침 앞에
다 맑게 씻고 새계절 뵈옵니다
다 맑게 씻고 새노래 부릅니다

시 <국화 옆에서>의 작가 서정주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의 둘째 아들 스물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공격대원
정국대원
정국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서 우리 게로 왔느니
우리 숨 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소설 <김강사와 T교수>의 작가 유진오

지금 최대 문제인 내선일체도 또한 그러하다. 내선일체를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다른 사람이아니라 조선인 자신인 것이다. 조선 사람이 지금 내지인(일본인)과 다른 경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하면 그것은 조선 사람이 내지인에게지지 않는 힘을 가짐으로써 비로소 해결 될 것이다.……이번 특별지원병제도는 조선 사람에게 이러한 힘을 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병역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특전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쉽게 이해 될 것이다.

한국 연극의 선구자 유치진

제1선에 가 있는 병사들은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육탄으로 처참한 사투를 전개하고 있을 터이다. 우리는 제1선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듯이 그런 각오로 붓을 들어야만 하겠다.……우리나라(일본)는 지금 위대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적의 영토를 점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토에 살고 있는 민족을 우리는 싸워서 잡아야 한다.

소설 <무정>의 작가 이광수

만세불러 그대를 보내는 이날
임금님의 군사로 떠나가는 길
우리나라 일본을 지키랍시는
황송합신 뜻 받어가는 지원병

충후 봉공 뒷일은 우리차지니
갈데마다 충성과 용기 있어라
갈지어다 개선날 다시 만나서
둘러둘러 일장기 불러라 만세

소설 <혈의 누>의 작가 이인직

일진회가 합방론을 제창하고 또한 일본에서는 병합설이 대단하여졌다는 사정 등을 합쳐보면, 오늘날 무엇인가 대변혁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저희들은 깨달았기 때문에, 최근 저는 이 수상(이완용을 말함)을 만나서 빨리 거취의 각오를 결정하시도록 근고(謹告)해 보았습니다. 2천만 조선 사람과 함께 쓰러질 것인가 6천만 일본인과 함께 나아갈 것인가, 이 두 길밖에 따로 수상의 취할 길은 없습니다. 어느 쪽 길로 나가시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수상은 잠깐 침음하다가 서서히 말씀하시기를, 5적 또는 7적이라고 불릴 정도의 현내각이 와해된다면 현내각 이상의 친일파 내각이 새로 될 수 있을 것인가 참으로 통심할 일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소설 <나비부인>의 작가 정비석

우리들이 지금 국력을 기울인 성전의 와중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면 헛되이 어설픈 휴머니티 따위를 외칠 수 없게 된다. 일단 싸우기 시작했으면 무엇보다 전쟁에 이겨야 한다. 전쟁의 의미는 승리에 있다. 오늘날 문화정책이 허용된다고 하면 그것은 승리를 위한 무기로서 문화이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살고 싶은 곳은...이 지구상...단 한 곳 낙원 조국 일본이 아니면 안 된다.

시 <불놀이>의 작가 주요한

나는 간다
만세를 부르고
천황폐하 만세를
목껏 부르고

대륙의 풀밭에
피를 부리고
너보다 앞서서
나는 간다

소설 <레디메이드 인생>의 작가 채만식

서로는 우랄 산맥을 넘고 남으로 태평양을 건너 마음껏 날아다니면서 폐하의 어능 위를 팔굉에 넓히고 우리 황도를 동서에 선양하도록……이 성전을 완수하자면 살아있는 몸만으로만은 잘 할 수가 없습니다. 사후의 혼백까지도 이 성업이 달성되기 전에는 흩어지지 아니할 각오입니다.

소설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작가 최남선

오늘날 대동아인으로서 이 성전에 참가함은 대운 중에 대운임이 다시 의심 없다. 어떻게든지 참가해 할 것이다. 원광법사의 임전무퇴 4자까지 출병하는 청년학도에게 선물하고 싶다.
대동아 전쟁의 세기적 성업에 이바지하게 됨은 실로 남자로서 태어난 보람이 있는 감격이며 청년학도들은 두 어깨에 짋어진 특별한 의무와 책임을 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대동아 전장에 특별지원병으로서 용맹한 출전을 하여 일본 국민으로서 충성과 조선 남아의 의기를 바로 하여 부여된 영광의 이 기회에 분발 용약하여 한 사람도 빠짐없이 출전해야 할 것이다.

김문집과 함께 비평계의 쌍벽을 이뤘던 최재서

"이튿날 눈을 뜨자마자 일장기의 범람이었다. 특별열차가 정차 할 리도 없는 촌락 작은 역에도 일장기는 나부끼고 숲 속 농가에도 일장기가 벽에 붙어 있었다. 더욱이 논두렁에서 어린애를 안은 젊은 여인이 질주하는 열차를 향해 일장기를 휘두르며 만세를 부르는 정경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이리하여 나는 전쟁 속의 한 사람이 되었다."

소설 <지맥>의 작가 최정희

……수십만이라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어렵게 선발된 영광스런 자들이지만 이런 식으로 모친 되시는 분이 반대하거나 흐릿한 자는 성적도 좋지 않고 간혹 탈출하는 일까지 생깁니다. 아무래도 무지한 모친이란 눈앞의 맹목적인 애정만 알지 크고 빛나는 미래 같은 건 조금도 의식하지 못해서……. 반도의 청년이 훌륭한 군인이 되려면 우선 무엇보다 어머니들의 힘이 큽니다.

* 이들의 친일 글은 시집 <사쿠라 불나방>에서 인용했고 원래 글이 실렸던 출처는 생략했습니다. 또 이인직의 글은 오마이뉴스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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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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