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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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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잃은 슬픔에 괴물이 된 여자, 라미아 그리스 신화에서 라미아(Lamia)는 헤라(Hera) 여신의 분노로 데이몬(Demon, 악마) 또는 괴물이 된 여자였다. 라미아가 헤라의 남편 제우스(Zeus)와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헤라의 분노는 어쩌면 이해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제우스의 여성 편력은 전세계 모든 신화를 통틀어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미아에 대한 헤라의 복수는 다른 제우스의 연인들에 비해 훨씬 더 가혹하고 잔인했다. 라미아는 포세이돈(Poseidon)의 딸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포세이돈의 아들인 벨로스(Belus) 왕의 딸이었다고도 한다. 또 라미아는 나일강 서쪽에 위치한 고대 리비아의 아름다운 여왕이었다. 라미아의 아름다운 외모는 제우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제우스는 그녀를 납치해 몇 명의 자식을 낳..
5월(메이, May)의 여신이 된 요정, 마이아 지구에서 445광년이나 떨어져 수많은 별들로 구성된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오래 전부터 인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른 별자리나 성운, 성단에 비해 유독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바빌로니아의 항성 일람표에서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별 중의 별'이라는 의미의 '물(Mul)'이라고 불렀으며 힌두 신화에서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전쟁의 신 무루간(Murugan)의 여섯 어머니로 묘사되기도 한다. 또 일본 신화의 보고인 와 에도 '무쯔라보시(여섯 개의 별)'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아데스가 언급되고 있다. 사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수천 개의 가스 구름에서 생성된 별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육안으로는 6~7개 정도만 보이기 때문에 여러 신화에서 여섯 개나 일곱 개의 별로 언급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신화에서 여러 이름으..
장애신[神] 헤파이스토스와 대통령의 구두 요즘 세상에 유행 지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있어도 헤진 옷이나 밑창이 다 낡은 구두를 신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결코 풍족해서는 아닐 것이다. 내용이나 내면보다는 형식이나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 탓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8일 5·18 국립묘지 참배 당시 우연히 찍힌 낡은 구두가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보통 사람들도 그 정도 낡은 구두라면 주저없이 새로 구입하기 마련인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닳고 헤진 구두를 그것도 공식 석상에 신고 나왔다는 데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이 더더욱 열광했던 것은 대통령의 소탈함만은 아니었다. 그 낡은 구두에 얽인 사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그 닳고 헤진 구두는 청각장애인..
니오베, 제우스와 관계를 맺은 최초의 여인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⑮ 니오베 제우스의 사랑을 받았다는 이유로 헤라에게 끝없는 박해를 받았던 이오를 기억할 것이다. 제우스는 헤라에게 이오와의 밀회 현장이 들키자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하지만 헤라는 구름 사이로 둘의 밀회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헤라는 시치미를 딱 떼고 제우스에게 졸라서 이오가 변신한 암소를 차지하게 된다. 헤라는 눈이 백 개 달린 아르고스에게 암소를 감시하게 한다. 백 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는 한 번에 두 개의 눈만 감은 채 자기 때문에 이오의 모든 행동은 아르고스의 눈을 벗어날 수 없었다. 비록 불륜이었지만 자신의 연인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이오를 구출하도록 지시한다. 헤르메스는 피리를 불어 아르고스가 잠에..
알크메네가 헤라클레스를 낳기 위해 9일 동안 진통을 겪은 이유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⑬ 알크메네 에 ‘족제비와 아프로디테’라는 이야기가 있다. 족제비가 어느 잘생긴 청년에게 반해 자기를 여인으로 바꿔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기도했다. 아프로디테는 족제비의 연정을 가엾게 여겨 예쁜 소녀로 변신시켜 주었다. 청년은 족제비가 변한 소녀를 보고는 한눈에 반해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그들이 방에서 쉬고 있을 때 아프로디테는 족제비가 소녀로 바뀌면서 성질도 바뀌었는지 알고 싶어 방 한 가운데에 쥐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소녀는 지금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쥐를 잡아먹으려고 뒤쫓았다. 여신은 이런 소녀의 행동이 못마땅해서인지 다시 족제비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사악한 본성을 가진 사람은 외모가 바뀌어도 그 성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실제로 족제..
레다, 트로이 전쟁을 촉발한 여인 헬레네의 탄생 비화 그리스 신화/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⑩ 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Tethys)와 프티아의 왕 펠레우스(Peleus)의 결혼식에 수많은 신들이 초대됐다. 하지만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는 초대받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불화와 다툼이 끼어들 공간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해 화가 난 에리스는 결혼식장에 황금 사과 하나를 던졌다. 그 황금 사과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에게 바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에리스가 던진 황금 사과를 두고 결혼의 여신 헤라(Hera)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외모에 대해서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세 여신이 맞붙..
코요테가 은하수를 만들었다? 제우스의 바람기는 20명이 넘는 여신들로부터 수많은 자식들을 낳은 것으로 볼 때 현실과 신화를 통틀어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아테나, 아폴론,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등 이후 헤아릴 수 없는 신들이 모두 어미만 다른 제우스의 자식이었다. 제우스의 바람기는 여신에서 그치지 않았다. 인간이었던 알크메네까지 유혹해 그 유명한 헤라클레스를 낳았다. 제우스의 바람기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니 정실 부인이었던 헤라의 심정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헤라가 신화 속에서 괜히 악처가 아니었다. 어쨌든 제우스의 아내이자 최고의 여신인 헤라는 헤라클레스가 예뻐 보일 리 없었다. 제우스 또한 헤라클레스에 대한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탓에 다른 신들처럼 영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할 ..
제우스의 여신들⑤ 이오, 질투였을까? 복수였을까? 욕하면서도 본다는 게 막장 드라마다. 여기서 막장이란 광산이나 탄광의 갱도 끝에 있는 채굴이나 굴진 작업장을 말한다. 즉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곳이다. 고로 막장 드라마는 시쳇말로 갈 데까지 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시청 중에도 자연스레 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설정들이지만 막장의 중독성이 얼마나 강한지 단 하루라도 건너뛰면 궁금해 죽을 지경인 것이 막장 드라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욕망은 헌신짝 버리듯 무시하는 게 막장 드라마의 주된 흐름이다. 갈 데까지 간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동원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막장 드라마의 종결자로 불륜만한 게 없다. 늘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막을 내리는 그 순간까지 조강지처나 팔불출 남편은 가련하고 불쌍하다. 복수는 꿈도 못꾸는 그런 성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