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허준

(3)
내 청춘의 갈증을 채워줬던 장편소설 5선 요즘 대학생들에게도 낭만이라는 게 있을까 궁금하다.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부모 등골 휘게 만드는 등록금,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어야만 하는 현실, 오히려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가 더 쉬워 보이는 취업전쟁. 청춘의 대명사처럼 통용되던 낭만이 사치로 전락해 버린 현실에 낭만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괜한 미안함에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자기 계발서가 범람하는 현실도 아픈 청춘들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돌이켜보면 내 대학시절은 그나마 낭만의 흔적들이 남아있었지 싶다. 당시 낭만이란 단순히 젊은 날의 만끽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현실과 미래의 고민을 유토피아적 상상으로 채워갔던 것도 낭만의 일종이었을 것이다. 장장 12년을 새장 속에 갇혀 살아야만 했던 청춘에게 새장 바깥에 존재하는..
책이 발견한 참의료인, 몽수 이헌길 "을미년(1775) 봄에 일이 있어 서울에 갔는데, 때마침 홍역이 크게 유행하여 요절하는 백성이 많았다. 몽수는 병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상복을 입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묵묵히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막 교외로 나오다가 관을 어깨에 메거나 시신을 싼 거적을 등에 지고 가는 자가 잠깐 사이에 수백 명이나 되는 것을 보았다. 몽수는 가슴 아파하며 스스로 말했다. '내게는 병을 고칠 수 있는 의술이 있다. 그런데도 예법에 구애되어 그냥 가는 것은 어질지 못한 일이다.' 마침내 도로 인척으로 집으로 가서 자신의 비법을 펼쳤다." -[다산의 마음] 중에서- 사람들의 기억 저편에 있던 몽수 이헌길은 다산 정약용이 남긴 책을 통해 참의료인의 모습으로 부활했다. 고통받는 백성들을 보며 상복까지..
복(伏)날 개고기는 어떻게 먹게 되었을까? 오늘은 삼복(三伏) 중 그 첫째인 초복(初伏)이다.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날이 바로 삼복이다. 조상들은 추위는 극복 가능한 자연재해로 생각했지만 더위만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가장 더운 세 날을 아예 노는 날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오죽했으면 피서(避暑, 더위를 피하다)란 말을 쓸까? 이수광은 [지봉유설]에서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린 날이 복날이라고 했다고 한다. 즉 음기를 보충해야 제대로 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삼복이 들어있는 양력으로 7월 중순에서 8월 초순은 그야말로 살인적인 더위의 계절이다. 특히 다습한 기후로 인해 짜증까지 더해지면서 때로는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름철 일기예보에서 불쾌지수를 같이 보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쉼없이 흐르는 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