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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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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짠 러시아 텃세 vs 맵짠 연아 맵짜다 한국인 밥상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김치다. 있으면 손이 가지 않은 때도 있지만 막상 없으면 가장 생각나는 반찬이 김치다. 김치 없는 밥상이란 제 아무리 산해진미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라도 허전하기 그지 없다. 또한 한국인의 김치를 대표하는 맛이 맵고 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매운 냄새에 맛을 보기도 전에 고개부터 흔들고 본다. 각 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 비단 김치만 매운 것이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로 관심사가 옮겨지면서 김치도 일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듯 하다. 맵고 짠 음식이 건강에 해롭다는 각종 연구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라고 다 매운 것만은 아닌데, 가령 물김치나 동치미처럼 전혀 ..
민우의 전향은 진심이었을까? [20세기 한국소설] 중 한설야의 『이녕』/「문장」4호(1939.5)/창비사 펴냄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orea Artista Proleta Federatio, 이하 카프)을 인정하지 않았던 일제는 두 차례의 사상 탄압을 감행했다. 1931년 8월 도쿄에서 발행된 [무산자]의 국내 유포와 영화 [지하촌] 사건이 발단이 된 제1차 카프검거사건이 있었다. 또 1934년에는 전북 금산(현재는 충남)에서 일어난 ‘신건설사 사건’으로 80여 명의 맹원이 검거된 제2차 카프검거사건이 있었다. 한설야는 제2차 카프검거사건으로 체포되었다가 그 해 12월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 한설야의 소설 『이녕』은 시기적으로 두 차례의 사상탄압이 있은 뒤 발표된 소설이다. 좌파 작가들에게는 그만큼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정제된 ..
노동자 창선의 손바닥에는 소 우(牛)자가 찍혀 있었다 한설야의 /1929년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이 땅/우리의 노동으로 일떠세운 이 땅에/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사랑으로 살기 위하여/저 지하 땅끝에서 하늘 꼭대기까지/우리는 쫓기고 쓰러지고 통곡하면서/온몸으로 투쟁한다 피눈물로 투쟁한다/이 땅의 주인으로 살기 위하여 -박노해의 시 중에서- 박노해 시인만큼 우리 노동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작가도 없을 것이다. 개발이라는 명분 하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 그 사람들을 유혹하는 공단의 불빛, 산업역군이라는 권력과 자본의 달콤한 말에 하루가 멀다 하고 강행하는 잔업과 철야, 잘도 도는 미싱에 벌집이 돼버린 손가락, 그러나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건 개 돼지만도 못한 처참한 생활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앓다가 차가운 쪽방 한 켠에서 맞이하는 죽음…’얼굴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