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
예술을 위해 딸을 실명시킨 아버지의 행위는 정당했나 선학동 나그네/이청준(1939~2008)/1979년 우리나라 엄마들의 교육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난이 대물림 되던 시절 그나마 교육은 신분 상승의 몇 안되는 기회였으니 교육에 올인하는 부모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근대화와 산업화는 물론 정치 민주화를 서구 사회보다 짧은 시간 안에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불타는 교육열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신분간 계층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도 여전히 교육은 한 가닥 희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교육열이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 부모들에게 교육열은 자식 사랑에 대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학교 교육 외에도 다른 부모들이 시키는 각종 과외 교습은 나도 똑같이..
소설로 읽는 영화 서편제의 또다른 감동 이청준의 /1976년 영화 '서편제'의 압권은 송화(오정해)와 동호(김규철)가 어느 이름없는 주막에서 해후해 판소리로 대화하는 장면이다. 앞을 보지 못했던 송화는 아버지 유봉(김명곤)을 꼭 빼다닮은 북장단에 오라비 동호라는 사실을 눈치채지만 아랑곳없이 계속되는 그들의 판소리 대화는 온 극장 안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애달픈 소리가 정적을 만드는 순간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 한(恨)의 실체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시나브로 분출되고 있음은 극장 안 누구나의 경험이었을 것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 시대'를 연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말이 100만이지 1993년 당시 관객수 집계가 체계화되지 못해 개봉관에 한정된 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요즘 1,000만 영화를 훌쩍 뛰어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