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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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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는 여전히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박상우(1958~)의 /「문학사상」217호(1990.11)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김춘수의 시 - 동네마다 있음직한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누구나 샤갈의 그림 중에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작품이 있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아니란다. 오히려 그 출처를 찾는다면 김춘수 시인의 이라는 시가 맞지않을까 싶다. 물론 은 샤갈의 그림 '비테프스크 위에..
폭설로 도로에 갇힌 2시간, 답답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새벽에 소리없이 내리던 함박눈이 아침이 되자 겨울비가 되어 온종일 내리고 있었다. 빗방울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운치있게 들렸다. 눈보다는 비를 좋아하는지라 왠지 기분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을 하면서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했다. 빗소리에 흥분되었는지 깨어보니 겨우 12시였다. 여전히 들릴락말락 빗방울 소리가 귓가를 스치고 있었다. 켜둔 채 잠이 들었는지 책상에 앉아 마우스를 잡으니 '픽'하면서 새까맣던 컴퓨터 화면에 내 블로그가 나타났다. 못다쓴 글도 올리고 책도 좀 보면서 뒤적뒤적하다보니 어느덧 5시. 하루종일 내리던 비도 멎은 듯 조용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세상이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요놈의 겨울날씨, 참 변덕도 심하다' 평소보다 서둘러 출근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