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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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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 ②미다스의 탐욕이 부른 재앙 그리스 신화▶디오니소스(Dionysus)가 프리기아의 왕 미다스(Midas)를 만난 적이 있었다. 흔히 우리가 '미다스의 손' 또는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표현을 쓸 때 그 주인공이 바로 미다스 왕이다. 하는 일이나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사람을 두고 이런 말을 쓰는데 바로 디오니소스와 미다스 왕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디오니소스가 미다스 왕을 만나게 된 계기는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Silenus) 때문이었다. 천하의 디오니소스의 스승이지만 각종 문헌이나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실레노스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그리스 신화 최고의 추남으로 평가받는 헤파이스토스는 저리 가라다. 머리카락이 몇 개 보이지 않는 대머리에 딸기코, 뚱뚱한 몸매에 배는 불룩 튀어나와 있다. 게다가 늘 고주망태의 모습..
아파트, 그 편리함 뒤에 숨은 탐욕과 슬픔 한국 최초로 지어진 고층 돌 상자. 내 이름은 뭐였을까. 한국의 기관과 업체가 1957년에 지은 최초의 돌 상자는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에 세운 '종암아파트'였다. 해방 이후 '한국 최초의 아파트'(논란은 있지만), 처음으로 '아파트먼트'라는 이름이 붙은 아파트, 대한민국 회사가 독자적인 기술로 처음 시공한 아파트, 그리고 최초로 수세식 변기를 설치한 아파트다. 그 당시 사기꾼, 협잡꾼인 대통령 이승만은 아파트 완공식에 참석해 아파트의 현대성과 수세식 화장실의 편리함을 선전하기도 했다. 이 돌 상자는 1993년 철거됐고, 그 자리에는 지금 '종암선경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이제 서울에서 나는, 살고 있는 사람의 계급이 무엇인지 그 지위를 명확히 드러내 주는 상징이 됐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자연이기를 거부한 인간의 마지막 몸짓 자연과의 협약/백무산(1955~) 지구는 우주라는 물위에 떠 있는 배 인간과 자연은 하나이면서 둘이다 인간은 그 배를 만드는 데 못 하나 박지 않았다 인간은 그 집을 짓는 데 돌 하나 나르지 않았다 지구 위의 모든 것은 인간의 역사보다 길다 인간은 어떠한 창조 행위도 하지 않았다 인간은 금이 간 사과 하나 붙이지 못한다 인간이 창조한 것은 탐욕 착취의 먹이사슬뿐 배의 밑창에서 지붕까지 먹어치울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더이상 자연이 아니며 자연은 더이상 인간적 자연이 아니며 오늘 자연은 자본가적 자연이기 때문이다 지금 밑창이 뚫리고 지붕이 새고 있다 다시 인간은 자연과 공존을 꿈꾼다지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공존의 전제는 대화와 공정한 나눔의 약속이다 자연과 단체협약이라도 맺으려는가 어떻게 그들의 생각을 ..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탐욕스런 인간들의 향연 김정한(1908~1996)의 /「문장」19호(1940.10)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 중에 팔정도(八正道)라는 것이 있다. 바르게 보고(正見), 바르게 생각하고(正思惟), 바르게 말하고(正語), 바르게 행동하고(正業), 바르게 생활하고(正命), 바르게 정진하고(正精進), 바르게 깨어있고(正念), 바르게 집중하면(正定) 누구나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실천 덕목이다. 그러나 여지껏 부처가 된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 보통 사람으로서는 말처럼 쉽게 실천할 수 없는 성인의 그것처럼 보인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정신과 육체에 지니고 있는 욕심 때문이지 싶다. 죽음을 목전에 둔 추산당은 한 때 수행하는 승려였다. 아니 지금도 승려로서 속세와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추산당은 수행..
태석이 빨갱이가 된 사연 [20세기 한국소설] 중 채만식의 『도야지』/「문장」27호(1948.10)/창비사 펴냄 “1940년대의 남부조선에서 볼셰비키, 멘셰비키는 물론, 아나키스트, 사회민주당, 자유주의자, 일부의 크리스천, 일부의 불교도, 일부의 공맹교인, 일부의 천도교인, 그리고 주장 중등학교 이상의 학생들로서 사회적 환경으로나 나이로나 아직 확고한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잡힌 것이 아니요, 단지 추잡한 것과 부정사악한 것과 불의한 것을 싫어하고, 아름다운 것과 바르고 참된 것과 정의를 동경 추구하는 청소년들, 그 밖에도 XXX과 XXXX당의 정치노선을 따르지 않는 모든 양심적이요 애국적인 사람들(그리고 차경석의 보천교나 전해룡의 백백교도 혹은 거기에 편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람을 통틀어 빨갱이라고 불렀느니라.”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