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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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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상처를 치유한 남편의 결정적 한가지 병신 손가락/함정임/1995년 어릴 적 살았던 시골집 흙벽에는 한 눈에 봐도 대여섯 살 아이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이며 낙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 위에 흙만 한 번 바르면 될걸 어찌된 일인지 사는 내내 지워지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빛만 바래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흙벽 낙서의 주인공은 내가 두 살 때 죽은 네살 터울의 형의 작품이었다. 아이들이 죽으면 동네 어른들이 나서서 부모가 모르는 곳에 돌무덤을 만들어 매장하는 풍습 때문이었던지 어머니는 그 낙서를 통해 죽은 형을 기억하려 했고 또 그 낙서 때문에 자식 잃은 슬픔이 불현듯 떠오르곤 했던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가슴 깊숙한 곳에 상처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타인의 시선으로야 상처의 패인 자국이 크든 작든 당사자에게는 하루..
노예근성은 자유가 없으면서 자유라고 생각하는 것 한무숙(1918~1993년)의 /1957년 요즘처럼 ‘자유’란 말이 남발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민주주의’에 두어야 하는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에 두어야 하는지 논쟁은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여기서 다분히 정치논리가 개입된 양자의 정의를 논하기에는 우선 필자의 지적 수준이 얇다는 점을 인정해야겠고 또 하나는 현학적 글쓰기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늘상 말하고 있는 자유에 대한 기본개념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기에 잠시 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자유(freedom, 自由)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이나 그러한 상태’를 말한단다. 좀더 구체화시켜 본다면 본격적으로 자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