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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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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벚꽃 새해/김연수/2013년 처음 만난 사람끼리 서로의 나이 물어보기를 꺼리는 서양인들은 십 년마다 돌아오는 아홉 번 째 생일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지난 십 년의 끝이면서 새로운 십 년의 시작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라는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특히 열아홉 번 째 생일은 본격적인 성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시기로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화의 국경이 사라진 요즘 우리라고 시간이나 세월이 주는 의미가 다를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서른이 가지는 의미는 서양에서의 열아홉 번 째 생일만큼이나 특별한 시간이나 세월이지 싶다. 김연수의 소설 에서 요즘말로 주인공 성진의 '구여친'인 정연이 '내가 먼저 서른살이 됐다면, 내 쪽에서 먼저 보기 좋게 오빠를 차버렸을 ..
책과 신화 속 로또, 화수분은 어떤 의미일까? 로또명당이 있단다. 하기야 한 번 일등 당첨자 내기도 힘든데 대여섯번씩이나 일등을 배출했다면 가히 명당이라 할 수도 있겠다. 심지어 로또명당이라 불리는 어느 곳은 관광코스가 됐다니 한 번 불붙은 로또열풍은 쉽사리 꺼질 것 같지 않다. 반면 관계당국은 로또의 사행성 때문에 2,000원 하던 게임당 지불되는 비용을 1,000원으로 줄이고 최고당첨금액도 대폭 내렸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정부가 허가를 내주고 한편으로는 도박의 일종이라며 규제하고, 마치 정부가 직접 담배장사를 하면서 폐암의 위험이 있다며 정부차원의 금연운동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로또를 목숨걸고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얼마나 생활이 팍팍하면 안될줄 뻔히 알면서 그 속에 희망을 담아내는 것일까? 고상한 분들은 사행성 조작이니..
심마니들은 왜 '심봤다'라고 외칠까? 중국 역사에 '서복'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영생을 꿈꿨던 진시황의 명을 받아 불로초(不老草)를 찾아 한국과 일본을 여행했던 인물이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자 하는 꿈이 비단 진시황만의 욕망이었을까? 지구상에서 문자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길가메시가 친구 엔키두의 죽음을 보고 영생의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영생에 대한 욕망은 인간이 지구 위에 발을 딛고 있는 이상 포기할 수 없는 꿈이자 존재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자신만의 영역인 영생을 인간에게 쉽게 허용할 리 없다. 진시황도 길가메시도 불로초를 구하지 못한 채 역사의 강물을 흐르는 한 줌의 재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진시황과 길가메시가 그토록 찾았던 볼로초는 무엇이었을까? 아직 영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