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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세계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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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눈의 영주 아라운은 어떻게 프윌과 절친이 되었을까? 켈트 신화에서 아라운(Arawn)은 에 등장하는 이세계인 안눈(또는 안누븐)의 영주였다.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는 사냥꾼이자 마법사인 아라운은 디페드(또는 디버드)의 영주 프윌과의 관계를 통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아라운은 ‘고귀한’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아론(Aron)의 웨일스어 형태일 것이다. 이름의 유사성을 고려할 때 아라운은 켈트 신 아루비아누스(Arubianus, ‘경작자’ 또는 ‘쟁기질한 밭의 신’이라는 뜻)의 웨일스어 형태일 수도 있다. 기독교 이후 웨일스 신화가 악마화되면서 아라운도 많은 부정적인 특징을 띠게 되었고 전통적인 지하세계나 이세계의 영주를 뛰어넘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즉 기독교 이후 아라운은 천국을 거부당한 영혼들을 감시하고 영원히 사냥하는 지옥의 사냥개들을 거느린 지옥의 ..
케르티, 파라오를 지키는 신? 위협하는 신? 케르티Kherty는 고대 이집트 판테온의 땅의 신이자 저승의 신으로 죽은 자들의 마지막 여행에서 그들이 탄 배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저승의 뱃사공 아켄과 관련이 있었고 한 때 아켄의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또 파라오의 무덤을 지키는 동시에 지하세계로 가는 파라오의 여행을 위협하는 이중적인 신이기도 했다. 피라미드 문서들은 파라오가 자신의 안전을 위해 태양신 라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케르티는 숫양 또는 숫양(영혼을 상징) 머리를 한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케르티 숭배 중심지는 레토폴리스(오늘날의 아우심)였고 그는 다른 신화적인 나룻배들 특히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카론 이야기의 원천이었을지도 모른다. 케르티는 특히 그가 오시리스와 함께 지하세계를 공유한다고 ..
페룬의 라이벌이자 지하세계의 지배자, 벨레스 벨레스Veles(또는 볼로스Volos)는 기독교 이전 슬라브의 가축의 신이자 지하세계(또는 저승)의 신으로 천둥의 신 페룬의 라이벌이었다. 벨레스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971년 러시아-비잔틴 조약에 있는데 이 조약에서 서명자들은 벨레스의 이름으로 맹세해야 한다. 조약 위반자들은 위협적인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즉 조약 위반자들은 자신들의 무기에 의해 살해되고 일부 학자들이 ‘질병 저주’로 해석한 것처럼 얼굴이 황금처럼 노랗게 변할 것이다. 일부 학자들의 해석대로라면 그것은 악마들을 처벌하기 위해 질병을 보낼 수 있는 소의 신 바루나와의 연관성을 의미할 것이다. 벨레스는 매우 다양한 권력, 수호자와 관련이 있다. 그는 시와 지혜, 물(대양, 바다, 배 그리고 소용돌이)의 지배자와 관련이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스틱스강의 뱃사공 카론의 기원이 된 아켄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아켄Aqen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지하세계로 나르는 배인 메세케트Meseket의 수호신이었다. 분명히 그는 평소에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누군가가 죽으면 뱃사공 마하프Mahaf가 그를 깨웠다. 아켄은 일반적으로 파피루스 배의 선미에 서 있는 선원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숭배의 중심이 아니었을 뿐더러 신전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죽음의 서’에서 수차례 언급되었다. 아켄은 종종 죽은 자들을 실어 나르는 뱃사공이자 죽음의 신으로 간주되는 모호한 신인 케르티Kherty와 관련이 있다. 이 신은 이집트의 고대 도시 에스나(또는 라토폴리스)에서 숭배되었으며 그리스 신화 속 스틱스 강의 뱃사공 카론Caron의 기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데스를 차용한 에트루리아인들의 지하세계의 신, 아이타 에트루리아(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1세기까지 이탈리아 반도 북부에 거주했던 민족) 신화에서 아이타Aita는 지하세계의 신으로 그리스 판테온의 하데스Hades를 차용했다. 에트루리아인들은 아이타를 늑대모피 모자를 쓰고 턱수염을 기른 남성으로 묘사했다. 에트루리아인들은 그들이 아이타라고 불렀던 그리스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를 이탈리아 볼테라에 있는 오르쿠스(로마 판테온의 지하세계의 신) 무덤의 유명한 벽화에 뱀 왕관을 쓴 페르시니페이(그리스 판테온의 페르세포네)와 함께 묘사했다. 호메로스의 책이나 그리스 예술 어디에도 하데스가 늑대가죽 모자나 투구를 쓰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 곳은 없었다. 그러나 그리스 판테온의 하데스는 티탄족과 올림포스 신들 사이에 벌어졌던 전쟁 중에 키클로페스가 만들어준 ‘퀴네에’라는 ..
오만 때문에 지하세계의 신이 된 얼릭 투르크와 몽골 신화에서 얼릭Erlik은 죽음과 지하세계의 신이다. 시베리아 신화에 따르면 얼릭은 창조신 텡그리와 울간의 첫 번째 창조물이었다. 하지만 얼릭의 자만심은 두 신 사이의 불화를 일으켰고 급기야 얼릭은 지하세계로 추방되었다. 알타이족 신화에서 얼릭은 인간 창조에도 관여했다. 그는 전령의 신 마이데레를 죽였다. 그는 때때로 곰 토템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투르크 신화에서 얼릭은 어둠과 악마, 지하세계의 신으로 죽은 자들의 심판을 담당했다. 그는 울간이 창조한 최초의 인간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늘 울간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었지만 그는 결코 울간을 넘어설 수 없었다. 얼릭은 자신만의 영토를 갖고 싶었지만 결국 아홉 겹으로 둘러싸인 지하감옥에 갇혔다. 그곳은 지상의 빛의 세계와는 정반대의 세계였다..
아르투메스와 아르테미스의 같고도 다른 점 에트루리아인은 로마인보다 앞서 이탈리아 반도에 독자적인 문화를 남긴 민족으로 지금의 토스카나에서 지중해 연안에 이르는 중부 이탈리아 전역을 지배했다. 에트루리아인들의 기원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기원전 10세기에서 기원전 8세기 사이에 소아시아에서 바다를 건너 이탈리아 반도에 이주해온 민족이라는 게 정설이다. 에트루리아인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고대 에트루리아 신화는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스 전통에 그들만의 독창성을 가미한 것이 에트루리아 신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에트루리아 신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신이 바로 아르투메스Artumes라고 할 수 있다. 아르투메스Artumes(또는 아리티미Aritimi)는 그리스 여신 아르테미스의 에트루리아 버전..
번개 신에서 지하세계 신으로, 숨마누스 고대 로마에서 6월 20일은 로마의 가장 오래된 신들 중 한 명이자 밤하늘에 내리치는 번개를 상징하는 숨마누스Summanus 신전 건립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한 때 숨마누스는 유피테르(그리스의 제우스)보다 더 유명한 신이었다. 그러나 아우구스투스(Augustus, 기원전 63년 ~ 기원후 14년) 황제 시대에 숨마누스는 과거의 의미를 잃고 결국 지하세계의 신으로 전락해 거의 잊혀진 신이 되었다. 숨마누스 이름의 유래는 모호하다. 아마도 ‘울기 전’이라는 뜻의 명사 ‘마네Mane’와 결합된 전치사 ‘서브Sub’에서 유래했을 수도 있다. 숨마누스가 밤하늘의 번개를 상징하므로 이 주장은 상당히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로마 최초의 공공도서관장이자 백과전서가였던 마르쿠스 바로(Marcus Terent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