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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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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을 살기 위해 열한 달을 죽어 사는 아내 문순태의 /1986년 최근 주요 정당 대표들이 모두 여성들로 채워짐으로써 새 정치에 대한 바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불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이 살아온 삶의 이력들은 극과 극의 대비라 할 정도로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당정치 역사상 처음일 것 같은 여성대표 시대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특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하는 에로스니 플라토닉이니 하는 단어들이 특정 상황을 아우르는 시각적이고 제한적인 사랑을 의미한다면 모성(애)는 이들 단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가장 근원적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에로스니 플라토닉이니 하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 그것..
결코 유쾌할 수 없는 희극,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1596년 햄릿, 리어왕, 오셀로, 멕베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문학의 주인공이자 희곡 제목이기도 하다. 일명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꼽히며 세익스피어 문학의 최고 걸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익스피어는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해 있는 다양한 심리를 통찰해 보려고 시도했다. 비극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시도했던 세익스피어는 당시 유행하던 희극에 식상해 하는 대중들의 심리를 제대로 꿰뚫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세익스피어가 비극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니다. 세익스피어는 살아 생전에 전체 37편의 희곡을 남겼다. 그 중에는 많은 희극들도 존재하는데..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탐욕스런 인간들의 향연 김정한(1908~1996)의 /「문장」19호(1940.10)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 중에 팔정도(八正道)라는 것이 있다. 바르게 보고(正見), 바르게 생각하고(正思惟), 바르게 말하고(正語), 바르게 행동하고(正業), 바르게 생활하고(正命), 바르게 정진하고(正精進), 바르게 깨어있고(正念), 바르게 집중하면(正定) 누구나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실천 덕목이다. 그러나 여지껏 부처가 된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 보통 사람으로서는 말처럼 쉽게 실천할 수 없는 성인의 그것처럼 보인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정신과 육체에 지니고 있는 욕심 때문이지 싶다. 죽음을 목전에 둔 추산당은 한 때 수행하는 승려였다. 아니 지금도 승려로서 속세와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추산당은 수행..
판타지로 읽는 어느 아나키스트의 꿈 신채호(1880~1936)의 /1928년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이 땅에서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씨가 친일파 후손들이 조상땅 찾기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고 있는 현실과 반대로 남편은 독립운동가인 아버지 신채호 선생의 아들임을 밝히기 위해 기나긴 법정투쟁을 벌여야만 했던 현실을 개탄하며 한 말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국이 광복된 지 64년이나 지난 2009년에야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다. 앞서 1986년 호적을 취득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에 살았어야 할 신채호 선생 후손이 자부심 대신 사치를 얘기한 현실에 가슴 아플 뿐이다. 20세기 초 1,2차 세계대전..
소금이 조미료? 소금은 생존이다 강경애의 /1934년 내가 태어난 곳은 신안의 작은 섬마을이다. 지금은 어느분 때문에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어릴 때만 해도 육지구경은 연례행사가 될만큼 낙도 중의 낙도요, 오지 중의 오지였다. 으레 섬이라면 다들 주업이 어업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섬주민 대다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비단 내가 태어난 섬만의 특성은 아니다. 굳이 바다와 관련된 업종이 있다면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는 탓에 염전이 많다는 것이다. 세계 3대 갯벌 중 하나인 신안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소금 얘기를 시작하려다 잠시 옆길로 새고 말았지만 지금도 소금을 볼 때면 어릴 적 소금창고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에 대한 추억에 잠기곤 한다. 소금의 역사는 지구의 역사다. 또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구 생성 당시..
미리 본 크리스마스;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며 오랜만에 들렀다. 아니 종종 들르긴 하는데 퍽이나 오랜만에 휴대폰 카메라 기능을 사용해 봤다. 며칠 전 바꾼 스마트폰 자랑도 할겸...일주일 새 꽃다지가 크리스마스 테마로 새단장을 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면 무슨 테마로 꾸밀 것이며, 장식용 재료는 얼마나 구입할 것이며 등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사장님도 올해는 심플하면서도 화이트톤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단다. 사회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갈수록 꽃도매상들의 소매영업이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다. 꽃다지를 방문할 때마다 느꼈지만 꽃시장에서도 대형화 되어가는 유통 현실을 많이 보아왔다. 영세한 소매 꽃집들이 제아무리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만들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 도매상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니 고객..
유토피아, 꿈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 ‘U(없다)’와 ‘topos(장소)’의 합성어로 ‘어디에도 없는 땅’이란 뜻이다. 단어만 놓고 본다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유토피아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왜 한낱 망상에 불과한 유토피아를 저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로, 베이컨은 ‘벤살렘 섬’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유토피아를 방문하는 수 밖에 없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면서무슨 수로 방문한단 말인가! 걱정마시라. 책이 있지 않은가! 책에서는 가지 못할 곳이 없으니 말이다. 토마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가 쓴 [유토피아]의 원제는 이다. 오늘날 ‘이상사회’라는 의미의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가 만들어낸 신조어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3국 버전이 주는 의미는? 신화를 읽다보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서로 다른 지역, 서로 다른 시대 신화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내용들이 발견되다는 점이다. 운이 좋았는지 최근에 읽은 몇 권의 책에서 우리가 어릴 때부터 익히 알고 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다. 동화로만 알고 있었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가 [삼국유사]와 [페르시아 신화],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는 어렴풋이 들어 알고는 있었으나 실제로 읽어보니 그 감흥이 새롭게 다가온다. 어떻게 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게 되었을까? 아니 서로 다른 문화에서 발견되는 동일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자못 궁금해졌다. 우선 서로 다른 세 권의 책에 실린 '임금님 귀는 당나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