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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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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평화극장을 무너뜨려야만 했나 박태순의 /1968년 1960년 4월 26일 오전 11시. 라디오에서는 이승만 대통령 특유의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해방 후 본국에 돌아와서 우리 여러 애국애족하는 동포들과 더불어 잘 지내왔으니 이제는 세상을 떠나도 한이 없으나…"로 시작한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성명은 3.15 부정선거로 촉발된 4월 혁명의 승리를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는 "국민이 원한다면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이고, 3.15 정부통령 선거에 많은 부정이 있었다하니 선거를 다시 하도록 지시하였고, 만일 국민들이 원한다면 내각책임제 개헌을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성명이 있기 하루 전인 4월 25일에는 전국대학교수단이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평화 시위를..
테러리스트, 그가 고민하고 방황했던 이유 선우휘의 /1956년 빛바랜 개구리색 얼룩무늬 군복, 세상에 흩어진 백가지 색을 단 하나로 덧칠하려는 듯 의기양양한 검은 썬글라스, 전장에 선 지휘관의 그것마냥 허리춤에 단단히 꽂힌 권총……요즘 집회현장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아니 어느날 갑자기 아스팔트로 쏟아져 나온 과거의 망령들이다. 전투적 복장만으로도 충분히 위압감을 주지만 이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살벌한 구호는 차치하고라도 이들은 가스통에 불을 붙여 거리를 활보하고 공권력이라도 부여받은 듯 버스를 세우고 공포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때로는 섬뜩한 웃통을 드러내기도 하고 어릴 적 반공집회에서나 봤음직한 '○○○ 화형식'은 예사다. 시민단체의 순순한 집회라기보다는 테러리스트들의 행군처럼 보이는 이 풍경을 연출한 사람들은 다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