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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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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도 혼자보다는 둘이 좋더라 독서에 관한 잡다한 생각들 새해가 되면 기계적으로 새해계획을 세우게 된다. 누군가는 머리 속에 간직해 두기도 하고, 누군가는 메모를 해서 부적처럼 고이 간직해 두기도 한다. 새해계획을 세우는 데는 무엇보다도 지난 일에 대한 후회가 짙게 자리잡고 있다. 흥청망청 보내는 연말 같지만 끝과 시작의 갈림길에 선 우리들은 미래를 상상하기 전에 본능처럼 뒤를 돌아보게 된다. 기우는 해가 길게 드리운 그림자에 나만의 색을 칠하는 작업은 결코 녹녹치 않은 고역이다. 이런 고역의 과정 중 새해계획은 밑그림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시간보다는 하루가, 하루보다는 한 달이 심지어 한 달보다는 일 년이 쏜살같은 게 우리네 인생이다. 지난 해가 저무는 세모(歲暮)에 찾은 산에서 나는 20..
금연10일째, 몸이 먼저 느끼는 작은 변화들 경험이란 인간의 위대한 유산임에 틀림없다. 경험이 축적된 삶의 법칙들은 과학으로는 도통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니 과학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관찰과 통계의 미학은 실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옛 사람들은 어떤 일을 결심하고 그 성패가 또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이 3일째 되는 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아니면 우리는 무의식 중에 옛 사람들이 정의해 놓은 경험의 법칙들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20년 흡연 인생에 최소 10년 이상은 해마다 반복했을 금연 '작심삼일'은 그렇게 넘기 힘든 벽처럼 견고해 보였다. 올해는 꼭 했던게 삼일을 넘기지 못했고 그래도 작심삼일은 해야지 했던게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어느덧 작심삼일의 공포는 금연 시도마저 창피하게 만들고 말았다. 담배를 끊기 위해 실..
요놈의 담배 때문에... 오늘은 주간근무 첫 날이었다. 두 달 동안 올빼미 생활을 하다보니 여간 긴장되는 아침이었다. 야간근무를 하면서 역시 사람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된다는 신념이 더 확고해 졌건만 오늘 아침은 그동안의 바램과는 달리 카프카의 『변신』에서 아침에 일어나니 벌레가 되어 있었던 그레고르 잠자처럼 내 몸이 내 맘대로 움직여지질 않았다. 오랫만에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부적응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삶의 현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오랫만에 아로마향 거품으로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섰다. 직장까지는 버스로 넉넉히 1시간....서울이란 동네에서야 흔한 거리지만 대전에서는 결코 짧은 출근거리가 아니다. 바지 주머니에는 언제나처럼 책 한권을 넣었다. 나의 무거운 발걸음과는 달리 이틀간의 휴식을 취한 사람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