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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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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불륜과 비극의 장소로 물레방아였을까 물레방아/나도향/1925년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계절이다. 올해는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NC 다이노스까지 합세해 꿈의 양대 리그가 현실화되고 있으니 야구팬들에게는 희망 부푼 한 시즌이 될 것이다. 필자도 이런 부류 중 한명이다. 1982년 여섯 개 구단으로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만큼이나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응원문화도 한층 성숙해졌다. 남성 일색이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야구장을 찾는 여성들의 수도 만만찮게 늘어나고 있다. 야구장 여기저기서 벌어지던 추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직장인들은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각자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애교섞인 다툼을 하는 어느 커플은 모 야구장의 명물이 되었다. 한때 ..
시어머니와 며느리 그 끝없는 애증의 관계 꽃 지고 강물 흘러/이청준/2003년 5년 넘게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부음을 받고 고향에 내려간 40대 중견 작가 준섭은 거기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노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각자 다른 감정으로 갈등을 겪는 광경을 목격한다. 특히 시집와서 지금껏 시어머니를 모셔온 형수는 홀가분함과 애석함이 교차되면서 그동안의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그러나 가출했던 이복조카 용순의 등장으로 어머니를 둘러싼 가족간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상가집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게 요란한 치장을 하고 등장한 용순으로 인해 장례식장은 일대 혼란을 겪게 되는데……. 그렇다고 용순의 행동이 아무런 이유없이 저질러진 철부지의 그것은 아니었다. 이를 알아차린 사람은 다름아닌 준섭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따라 내려온..
두보와 흑달의 영화같은 한판 대결, 사랑인가 우정인가 영기(令旗)/이정환/1969년 요즘 대종상 영화제를 두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이병헌 주연의 가 각종 상을 독식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김기덕 감독의 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 ,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영화가 많았다는 점에서 의 싹쓸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매년 수상작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대중성이 작품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제마다 각기 다른 선정기준이 있겠지만 국내 영화제의 경우 대부분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이 우선한다는 점에서 천편일률적이다.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영화제 수상작 선정기준임에도 불구하고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 영화제도 해외 영화제처럼 작품성이나 예술성을 기준으로 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
소문이 권력인 시대의 현명한 대처법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성석제/1995년 호랑이가 소머리를 쓰고 곶감을 사칭하며 여우떼를 물리친다는 마해송의 동화 은 호랑이가 곶감을 무서워했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엄마는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호랑이가 잡아간다고 무서운 표정으로 말하지만 아이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세상에 무섭다는 것은 다 동원해 보지만 아이의 울음은 그칠 줄 모른다.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한 것은 엉뚱하게도 울지 않으면 곶감을 주겠다는 엄마의 단 한마디였다. 이 말을 밖에서 듣고 있던 호랑이는 곶감의 정체를 알지도 못한 채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한 엄마의 말에 곶감을 무서워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엄마의 재치라고 할 수 있는 이 설화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체도 없는..
재미있는 책읽기, 만화책과 깡통의 같고도 다른 것 어린 시절 추억의 책장을 넘기다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만화다. 예나 지금이나 극성스런 교육열 탓에 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금지사항 중 하나가 만화였지만 어찌됐건 만화와 얽힌 어린 시절은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미래소년 코난', '마징가 Z', '은하철도 999', '천년여왕', '로보트 태권V'…. 필자 또래의 세대들에겐 아직도 주제곡을 흥얼거릴만큼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켠을 채우고 있는 만화들이다. 애니메이션 만화 말고도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는 만화방은 킬링 타임으로 이만한 게 없었을 것이다. 불량 청소년들이나 출입한다던 어른들의 믿음과 달리 실제로 누구든 만화방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만화 삼매경에 빠져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아마도 없지싶다. 게다가 이발관..
당나귀와 아내 저녁에는 젊은 시절부터 줄곧 함께 지내온 늙은 당나귀 한마리를 때려죽였다네 이유인즉슨, 그 망할 녀석이 사사건건 내게 시비를 걸어왔기 때문이지 내 몸은 아직 청년처럼 힘이 넘쳐 십리를 더 갈라치면, 녀석은 나를 노인네 취급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내가 새로운 돈벌이를 생각해내면, 나를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 취급하며 콧방귀를 뀌지 않았겠나 나는 말일세 죽은 녀석의 몸을 보기 좋게 토막을 내어 부대자루에 옮겨담았다네 미운 정이 깊어 가슴이 짠하기도 했지만 속은 더할 나위 없이 후련했다네 그날 밤 나는 술을 진탕 마신 뒤 모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고, 꿈에서 친구들과 함께 소풍을 가서 먹고 마시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네 그리고 이튿날 잠에서 깨어 죽은 당나귀의 토막이 들어 ..
전성시대가 없었던 영자의 전성시대 영자의 전성시대/조선작/1973년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최근 영국에서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성매매에 나선 여대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해외토픽을 본 적이 있다. 덧붙여 영국뿐만 아니라 많은 전세계 젊은이들이 생활고로 인해 섹스산업과 관련된 일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이 남 일 같지 않다고 느낀 건 비단 필자의 생각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열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젊은이들이 등록금에 발목이 잡히고 생활고를 이기기 위해 옷을 벗어야 하는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뉴스 가치가 없어진 지 이미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고 중년들은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전전긍긍하고 노인들은 폐지라도 주워야지 생활이 가능한 나라. 소비는 해마다 줄어든다는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
영화 '혹성탈출'은 '행성탈출'로 다시 써야 다음 두 신문 기사 중에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가 있다. 비단 신문만이 아니다. 우리 자신도 잘못된 용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다. 힌트를 조금 주자면 과학용어다. 풀무원이 유산균 발효음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두부 나물 등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했던 풀무원이 라면ㆍ시리얼 시장에 이어 유산균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12일 "풀무원녹즙이 주도하고 있는 유산균 발효음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식물성 유산균 명일엽`을 출시한 풀무원녹즙은 지난달에는 `식물성 유산균 마`를 내고 제품 라인업을 넓혔다. 그동안 방문판매만 해왔지만 최근엔 자신들이 운영하는 친환경 식품매장 `올가`에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다른 유통채널도 확대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