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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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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결혼의 여신, 마마 킬야 마마 킬야(Mama Kilya)는 잉카의 달의 여신이자 서열 3위의 신이다. 고대 잉카의 공용어인 케추아(Quechua)어로 ‘마마(Mama)’는 ‘어머니’를, ‘킬야(Kilya)’는 ‘달’을 뜻한다. 스페인어로는 ‘Mama Qulla’로 표기한다. 마마 킬야는 태양신 인티(Inti)의 누이이자, 아내이다. 또 비라코차(Viracocha)의 딸이자 만코 카팍(Manco Capac, 전설적인 잉카 제국 제1대 황제)과 그의 누이인 마마 오클로(Mama Ocllo)의 어머니이다. 마마 킬야는 결혼의 여신이면서 월경 주기를 관리하기도 하고 여성의 수호자이기도 했다. 마마 킬야는 잉카 달력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마 킬야에 관한 신화 이야기들에 따르면 그녀는 은빛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또 잉카인들은..
네 체면을 위해 내 꼬리를 자르라고? 그리스 신화에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노상 강도가 등장한다. 잔인하기로 치면 프로크루스테스를 능가할 자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하기야 그의 잔인한 살인 수법 때문에 오늘날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강도치고는 꽤 성공한(?) 경우가 아닌가 싶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했다고 한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하나 있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침대는 마음대로 길이 조정을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조금은 억지스럽다. 나는 여태 길이 조절이 가능한 침대를 보지 못했으니까. 프로크루스테스의 엽기적인 행각을 부각시키기 위한 사족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프로크루스테스의 명성은 그 침대로부터 시작됐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강도라는 직업..
살아있는 자의 책임 진실에는 항상 서로 다른 양쪽의 첨예한 대립이 존재한다. 진실을 숨기려는 자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 역사는 그렇게 진실을 가운데 둔 공방으로 발전해 왔다. 진실이 폭로되는 순간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꽃이 제대로 개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진실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이 혼란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의 혼란을 감내하지 못한다면 역사는 늘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다 지쳐 결국에는 퇴보의 길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함께 여행을 하는 사이 여우와 원숭이가 서로 뼈대 있는 집안임을 자랑하며 겨루었습니다. 길가의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원숭이가 그곳을 골똘히 바라보며 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우는 웬일이냐 물었지요. 원숭이는 거기 있는 무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거느리던 노예와 자유민의..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 여우와 포도 '신포도'(민음사) 중에서 길게 살았건 짧게 살았건 살아온 길을 되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전지전능한 신조차도 깊은 한숨을 쉴지도 모른다. 인간이 완벽하냐 그렇지 않냐의 문제가 아니다.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삶은 누구의 그것보다 얇고 보잘 것 없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후회한다. 죽는 그 날까지 오늘은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은 또 분명히 오늘을 후회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완벽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이 아닌 얼마나 후회할 일을 줄여 나가느냐에 관한 고민의 여정이 아닐까 싶다. ▲사진>구글 검색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포도송이를 따려 했습니다. 나무를 기어 올라가는 포도 넝쿨에 달려 있는 것인데 너무 높이 달려 있어 ..
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을 알기나 할까 여우와 가시나무 선거가 다가오긴 다가오는 모양이다. 어디에 처박혔는지 바람에 먼지 하나 실어 보내지 않던 빈 수레가 요란한 굉음을 내며 천지를 뒤흔들고 있으니 말이다. 취임 1주년이랍시고 대통령은 느닷없이 국민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임기 내에 잠재성장률 4%, 고용율 70%,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일명 ‘474 비전’이라는데 명박산성 너머에서 눈물을 흘렸다던 그 분의 ‘747(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하기야 그 밥에 그 나물이니 더 말해 무엇 하랴마는 어릴 적 국민교육헌장을 낭독하며 배웠던 ‘경제개발 5개년 개혁’의 짝퉁을 대면하고는 이내 실소가 터지고 만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의 초석을..
여우야! 시간만 축낼거야? 슬퍼도 괴롭다 하지 말고 서러워도 울지 말란다. 그깟 사랑의 슬픔도 세월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고 말이다. 세월이 약이라고 노래하는 가수도 있지만 그저 시간이 흘러 사랑의 아품이 아물었을까? 상처가 아무는 동안 얼마나 많은 방황을 했겠으며 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는가. 약도 오남용을 반복하면 중독되기 십상이다. 세월은 시간과 처절하게 싸운 이들에게 온전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숙명론적 사고를 가진 이들에게 세월은 영원히 아물지 않은 상처일지도 모른다. 이솝우화에는 나무 구멍 속에 갇힌 여우 이야기가 있다. 이 여우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 여우 한 마리가 참나무에 난 구멍 속에 목동들이 먹고 남겨놓은 밥과 고기가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