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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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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바다를 상징하는 아에기르와 란 북유럽 신화에는 아에기르(Aegir)와 란(Ran)이라는 부부 신이 등장한다. 이 부부는 바다를 의인화한 신이다. 하지만 한 명은 당신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맥주를 권할 것이며 다른 한 명은 당신을 익사시켜 죽은 영혼들의 세계에 당신을 더해 줄 것이다. 북유럽 신화에서 아에기르와 란 부부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숭배의 대상이었다. 이 부부 신은 또 많은 유럽의 바다에 얽힌 신화의 기원을 밝혀 줄 것이다. 선원들은 대양을 안전하게 건너기 위해 또는 그들의 죽은 영혼이 위대한 아에게르의 땅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이 부부 신에게 황금을 제공할 것이다. 아에기르와 란은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거인들 중 두 명일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많이 언급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 신을 배경으로 한 다..
금지된 사랑의 여신, 로픈 북유럽(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로픈Lofn은 ‘편안한’, ‘온화한’ 또는 ‘사랑스런’이라는 뜻으로 (금지된) 사랑의 여신이었다. 로픈은 13세기 스노리 스툴루손(Snorri Sturluson, 1179년~1241년, 아이슬란드의 시인이자 역사가)이 쓴 (또는 )와 스칼드 시(9~13세기 아이슬란드 시인들에 의해 개발된 구전 궁정시)에 나오는 케닝(고대 게르만어와 노르웨이어, 고대 영어에 등장하는 간결한 복합어나 비유적 표현)에 등장한다. 에서 로픈은 결혼이 금지되었을 때조차도 태도가 온화하고 결혼을 주선하는 자로 그려진다. 신화학자들은 여신이 함축하는 의미에 대해 다양한 이론들을 제안해 왔다. 로픈은 금지된 사랑의 여신이지만 앞서 언급된 스노리의 에 남겨진 인용문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그녀는 ..
오딘의 애마, 슬레이프니르의 탄생 비밀 슬레이프니르(Sleipnir)는 북유럽 신화에서 최고신 오딘(Odin)의 용맹한 애마로 ‘말들 중에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슬레이프니르는 경이로운 힘과 스피드로 북유럽 최고신을 어떤 모험에도 태우고 다닌다. 슬레이프니르는 크고 근육질의 말로 보통 말들과는 달리 8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네 개의 다리는 보통 말들과 같지만 나머지 네 개는 양어깨와 엉덩이 부분에 각각 두 개씩 돋아있다. 어떤 기록에는 슬레이프니르의 네 다리는 정상적인 네 다리에 족쇄로 채워져 있다고도 한다. 또 다른 문헌에는 8개 다리 모두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고도 한다. 슬레이프니르의 털은 번개 구름처럼 회색이며 꼬리는 검은 회색이다. 기록에 따르면 발키리(Valkyrie, 오딘의 처녀 전사)만이 슬레이프니르의 이빨에 룬 문자를 ..
라그나로크,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신은 죽지 않는다. 인간의 굳건한 믿음이자 신을 특정하는 아이덴티티이다. 인간과 신 사이에 놓인 엄숙주의도 신은 죽지 않는다는 인간의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은 결코 죽을 수도 죽어서도 안된다. 만약 신이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이전에 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리적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야수들이 고대인들에게는 신의 영역을 대체했을 것이다. 그나마도 호모사피엔스 인간은 동물의 세계를 정복했다. 어쩌면 인간이 동물 세계의 신적 존재로 군림해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죽는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전승해온 이들이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즉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으로 대표되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
화요일의 신, 티르 [북유럽 신화] 그 유명한 달마대사였지만 그가 혜가 스님을 만나기 전에는 제자가 없었다. 아니 제자를 두려고 하지 않았다.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겨울 어느날 혜가가 소림사를 찾았다.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달마대사는 제자가 되기를 청한 혜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눈을 붉게 만들 수 있겠느냐?"라고. 마법을 쓰지 않고서야 어떻게 눈을 붉게 만들수 있겠느냐마는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혜가는 질문을 받자마자 차고 있던 칼로 자신의 왼팔을 잘라 흰눈을 붉게 물들여 보였다. 당황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달마대사는 이런 혜가를 제자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수행승이었던 혜가 스님은 속세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팔을 바친 것이다. 물론 세속의 고통에..
세상의 중심은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이었다 엘리스 데이비슨의 /심재훈 옮김/범우사 펴냄/2004년 신들이 거주하는 곳은 사방이 성벽으로 둘러싸인 아스가르드란 도시로 훨씬 큰 세계상(世界像)의 일부였다. 아스가르드의 중심에는 물푸레나무인 위그드라실이라는 세계 나무가 있어 신들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했다. 위그드라실의 뿌리는 세 개였는데 각각 신들의 왕국, 거인들의 왕국, 죽은 자의 왕국으로 뻗어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올림포스가 있었다면 스칸디나비아 신화에는 아스가르드가 있었다. 올림포스와 아스가르드는 세상의 중심이다. 차이가 있다면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는 그 세상의 중심에 물푸레나무라는 또 하나의 세계의 축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칸디나비아인들은 왜 하필 세상의 중심에 위그드라실이라는 물푸레나무를 창조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