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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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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주물 천씨가 김장 보너스를 받고 우쭐해진 이유 쇳물처럼/정화진/1987년 업무 특성상 물류센터는 야간 노동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장 중 하나다. 야간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는 낮에 자고 밤에 일한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본디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게 만물의 자연스런 생체리듬이거늘 이를 거슬러 일하는 습관이 제 아무리 몸에 밴다한들 정상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근무환경이 좋냐. 그것도 아니다. 어쩌면 근로 기준법의 사각지대가 야간물류센터일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아는 한은 그렇다. 여름에는 열대야와 빗물처럼 쏟아져내리는 땀과 싸워야 하고,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에 옷을 몇겹이나 껴입어도 살을 애이는 추위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작업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마련된 캐비넷은 군대 관물대보다 못해서 몇 사람씩..
현명한 직장생활을 위한 노동법 사용설명서 /권정임 지음/생각비행 펴냄/2012년 대학생인 김씨는 A커피전문점에서 주 5일근무제로 하루에 6시간씩 주 30시간을 근무했다. 일주일 후 김씨가 받은 돈은 137,400원(2012년 최저임금 4,580원 적용)원이었다. 한편 B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김씨의 친구 이씨는 똑같은 조건으로 일하고 일주일 후에 174,040원을 받았다. 김씨는 이씨가 부러울 따름이었다. 친구 이씨가 인심좋은 사장을 만나서 그랬거니 생각했다. 정말 김씨는 짠돌이 사장을 만나서 일한 시간만큼만 받았고, 이씨가 근무했던 커피전문점의 사장은 후덕해서 용돈으로 쓰라며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돈을 주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김씨와 이씨가 받은 주급의 차이는 각자가 근무했던 사장의 성격과는 전혀 상관없다. 이씨는 법으로 보장된 정당한 댓..
해리를 막지 못했습니다 해리의 첫인상은 마치 동화 속 귀공자를 보는 듯 했습니다. 호리호리한 몸매, 조막만한 얼굴, 잡티 하나 없이 뽀얀 피부, 갸날프게 빠진 턱선, 안경 너머로 보이는 초롱초롱한 눈...평생 손에 물 한번 묻히지 않았을 것 같은, 부잣집 막내 아들 같던 해리가 이런 막일을 한다고 왔을 때 긴가민가했습니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해리는 똑부러지는 아이었습니다. 아니 21세기 대한민국을 사는 당당한 대학 새내기 청년이었습니다. 참, 해리가 본명은 아닙니다. 영화 속 '해리포터'를 닯아 우리는 그냥 '해리'라고 불렀습니다. 해리는 붙임성도 있어 거의 아버지, 삼촌뻘 되는 우리에게 '형, 형'하며 따라다니곤 했습니다. 이런 막일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탓이었는지 늘 힘겨워 보였지만 전에도 이런 일 많이 해봤다며 묵묵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