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싸이

(2)
이방인의 눈에 비친 서울, 내 눈에 비친 대전 사미르, 낯선 서울을 그리다/사미르 다마니 지음/윤보경 옮김/서랍의날씨 펴냄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의 첫 서울 입성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동네에서야 수재 소리 듣던 삼천포였지만 낯선 거대 도시의 그것도 생전 처음 타보는 지하철에서 출구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던 촌놈의 어리바리함도 그랬지만, 실은 나의 스무 살 그 때를 삼천포가 그대로 재연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천포가 신촌역에서 어린 양이 되었다면 나를 혼란에 빠뜨린 곳은 신설동역이었다. 수도학원 쪽으로 나오라는 형 말만 믿고 별 것 아니겠지 싶었는데도 이리 나와도 수도학원이고, 저리 나가도 수도학원이었고 게다가 생전 처음 보는 검정고시학원은 왜 그리도 많았던지, 혹시 다른 학원을 수도학원으로 잘못 들었나 싶어 공중전화 부..
원효의 화쟁사상과 박근혜의 말춤 논란 화쟁사상(和諍思想)은 모든 반목과 대결의 논쟁[諍]을 화합[和]으로 바꾼다는 한국불교의 가장 특징적인 사상이다. 신라 승려 원광이나 자장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지만 통일신라의 원효대사가 집대성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원효의 '화쟁사상'은 그의 가장 대중적인 저서라고 할 수 있는 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화쟁사상이 제기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쟁諍'의 한자어에서도 보듯 '말'에서 비롯된 대립이다. 즉 각각의 이론에 대한 아집과 배척이 횡횡한 현실에 대한 해결의 방법으로 제시된 사상이 바로 '화쟁사상'이다. 이런 반목과 대립은 원효가 살았던 시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람사는 곳이라면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원효는 화쟁으로 가는 방법으로 언어의 이중적 속성, 긍정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