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자유주의

(5)
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 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도널드 발렛·제임스 스틸 지음/이찬 옮김/어마마마 펴냄 양적, 질적으로 건강한 중산층은 오랫동안 그 국가의 건강성을 체크하는 척도로서 작용해왔다. 한때 그러한 중산층의 희망을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는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미국으로 이주하여 여유로운 중산층의 꿈을 이룬 사람들의 신화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아직도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하루하루 땀을 흘리는 이유도 바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지금 세계 곳곳의 현실은 어떤가?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 바닥난 연금과 그로 인한 연금의 축소, 줄줄 새는 세금, 오프쇼링과 아웃소싱으로 인한 자국 내 일자리 감소, 국가 재정의 사적 이익 추구, 이러한 것들로 인한 중산층의 붕괴..
내년도 최저임금 5580원, 여전히 생활임금에는 못미처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기준)이 올해보다 370원 오른 5,58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5년도 최저임금이 올해(5,210원)보다 7.1% 오른 5,58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 6,220원(209시간 기준)이다. 당초 노동자측은 6,700원을, 사용자측은 올해와 같은 5,210원 동결을 주장했다. 양측은 4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제시했고 법정 시한인 오늘 새벽 5시를 앞두고 최종 중재안 5,580원을 두고 표결을 실시해 전체 위원 27명 중 18명의 찬성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하지만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보장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에도 불구하고 공약 파기 논란 속..
갈매기의 꿈이 새우깡인 게 뭐가 어때서 리처드 바크(Richard David Bach, 1936년~)의 /1970년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중·고등학교 아니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부터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당연한 이치인 것을 'Boys be ambitious(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영어 문장과 대동소이한 의미로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러나 이 말의 출처인 리처드 바크(Richard David Bach, 1936년~)의 은 정작 읽어보지 못했다. 아마도 대학 새내기 시절 처음 샀던 것 같다. 그때도 결국엔 사회과학 서적에 밀려 책장 한 귀퉁이로 내몰리고 말았다. 그 후 꿈과 좌절이 반복되었던 20년이라는 세월을 집어삼키고서야 여기에 혹시 내가 꿈꾸는 미래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뽀얀 먼지를 걷어내고 검지..
아이의 눈에 비친 산업화의 어둡고 긴 그림자 최일남의 /1974년 여기 집나간 두 마리의 노새가 있다. 한 마리는 암탕나귀와 수말의 교배에서 태어난 실제 노새다. 이 녀석은 아버지의 연탄 마차를 끄는데 어느날 비탈길 돌부리에 바퀴가 걸려 마차가 되집어지는 틈을 타 냅다 도망쳐 버린 놈이다. 우리를 버리고 간 노새. 그는 매일매일 그 무거운, 그 시커먼 연탄을 끄는 일이 지겹고 지겨워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자기의 보금자리를 찾아 영 떠나가버렸는가. - 중에서- 또 한 마리는? 연탄 마차의 주인이자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착한 우리 아버지다. 노새가 우리를 버리고 간 며칠 후 이 놈의 노새가 온동네를 휘젓고 다녔던 바람에 아버지는 도로 무슨 법이니 하며 으름장을 놓는 경찰을 따라 집을 나갔다. "이제부터는 내가 노새다. 이제부터 내가 노새가 되어야지..
잉여인간, 신자유주의가 부활시킨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 손창섭의 /1958년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아우성이 무색하게도 거리에는 실업자들로 넘쳐난다. 아침을 준비하듯 마지막 어둠이 짙게 깔린 도심에는 술에 취했는지 불빛에 취했는지 수많은 청춘들이 비틀거리는 네온사인 아래를 방황하고 있다. 방황하는 청춘들을 바라보는 사회와 국가의 시선은 차라리 냉소적이다. 편하고 깨끗한 일만 찾는다고 질타한다. 눈높이를 낮추라며 인자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전세계 어디를 봐도 이보다 더 획기적인이고 확실한(?) 실업대책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만이고 직무유기다. 어디에도 국가의 책임은 없다. 무한경쟁, 적자생존의 동물적 울타리에 젊은 청춘들을 가둬놓은 국가는 책임 제로의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에게 방황하는 청춘들은 잉여인간 그 이상도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