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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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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 나의 하루는 어둠이 내리고서야 시작된다. 벌써 2년째다. 토요일을 제외하곤 늘상 다른 사람들이 하루의 노곤함을 풀 시간에 나는 출근 준비를 한다. 어김없이 저녁 여덟 시가 되면 버스에 몸을 싣는다. 특히 일주일의 피로를 풀기 위해 둔산동 일대가 왁자지껄해지는 금요일 밤의 출근은 여간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먹고 사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것을. 어쨌든 가방에는 늘 두 권의 책을 넣는 게 출근준비의 전부다. 버스는 항상 맨 뒤에 자리를 잡는다. 직장이 40분 정도 되는 거리의 종점에 가까워 맨 뒷좌석에 자리를 잡으면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 좋다. 다행히 둔산동에서 신탄진간 버스노선은 이용객이 거의 없어 서서 가는 경우는 드물다. 40분 동안은 책과 벗할 수 있는..
책의 포로는 되지마라 ▲한국의 책쟁이들▲임종업 지음 2009년 8월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에 독서광으로도 유명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종점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기차 레일처럼 찬반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를 평가하는 이들의 이념과 지역이 그를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세웠지만 그래도 이념과 지역을 떠나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었다.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 최초의 고졸 대통령, IMF 위기극복, 최초로 남북정상회담 성사,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등 그를 대표하는 이런 단어들 뒤에는 끊임없는 책읽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만권의 책이 쌓여있던 동교동 지하서재를 아직도 비자금 창고로 믿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의 책쟁이들』은 김대중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