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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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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오줌에서 태어나 별이 된 거인 밤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어릴 적 보았던 밤 하늘이 아니어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밤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은 어릴 적 꿈의 대명사였다. 황사니 미세먼지니 해서 요즘 밤 하늘은 달만 덩그러니 떠 있고 별은 좀체 보이질 않는다. 도시의 밤 하늘은 더더욱 그렇다.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자연의 대상이 바로 밤 하늘의 별이다. 별을 바라보며 운명을 점쳤고 먼 바다의 여행자에게는 별이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또 별을 보며 변치 않을 우정을, 사랑을 약속한다. 수만 년의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변화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별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겨울은 별을 많이 볼 수 있는 계절이다. 밤이 길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겨울이 차고 건조한 바람..
세 남자가 사냥으로 깨달은 철학적 의문 셋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김연수/2001년 1980년대와 1990년대 대학가 풍경은 누가 봐도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에 대한 성취감과 치열했던 민주화 투쟁에도 불구하고 민주정부를 수립하지 못했던 좌절감이 혼재된 시대였고 새로운 신세대 문화가 태동하는 시기였기에 1990년대 대학가는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가 서서히 싹트는 시기였다. 한편 1980년대와 달라진 1990년대 대학가 풍경은 필자가 새내기였던 1992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는 게 좀 더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1991년에 발생했던 많은 정치적 사건들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진영의 분열로 6월 항쟁 이후 다시 정권을 잡게 된 노태우 군사 정권이 집권 4년차로 접어들면서 공안통치의 칼..
코끼리 무덤에 관한 불편한 진실 우리 역사 속에는 지금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전해지기도 한다. 하기야 요즘에도 동물외교라는 말이 있으니 낯선 동물들과의 대면은 신비함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듯 하다. 개성의 만부교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동물외교라는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은 고구려의 옛 영토를 되찾기 위해 북진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태조 왕건의 북진정책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나라는 다름아닌 거란이었다. 당시 거란은 세력이 점차 커지고 있던 나라로 거란은 당이 멸망하고 혼란에 빠져있던 중국을 공격할 목적으로 고려에 유화책으로 사신과 낙타 50 마리를 보내왔다. 그러나 태조 왕건에게 거란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나라였다. 고구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