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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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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20대와 똘똘뭉친 50대 내가 이리도 속 좁은 놈인 줄을 오늘에야 알았다. 조간신문을 받자마자 폐휴지함에 처박아 버렸다. 여태 TV도 켜보지 않았다. 인터넷은 내 블로그와 내 이웃 블로그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다음뷰 창 두 개만 열어 놓았다. 밤새 어느 때보다 즐겁게 일했다. 그래야만 될 것 같았다. 콧노래라도 흥얼거려야지 안 그러면 홧병이라도 생길 것 같아서였다. 축제(?)의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나란 놈은 겉으로는 대범한 척 하지만 속에는 좁쌀영감이 고집스런 표정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소위 IMF 세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전교조 세대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에는 역사를 배우고 정의를 배웠지만 정작 사회에 내딛는 첫걸음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새천년의 설레임은 강 건너 어렴풋이 보이는 난..
이솝우화에서 여치가 베짱이로 둔갑한 사연 겨울이었습니다. 개미가 저장한 곡식이 젖어서 말리기 위해 그것을 펴 널고 있었습니다. 배고픈 매미가 먹을 것을 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왜 너는 우리처럼 여름에 먹을 것을 모아두지 않았니?" 하고 개미가 말했습니다. "노래 부르느라고 시간이 없었거든." 하고 매미가 대답했습니다. 개미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여름에 노래했으니 겨울에는 춤이나 추렴." - '게으름뱅이여, 개미한테 가보라' 중에서- 우리가 '이솝'이라고 부르는 '아이소포스(Aisopos)'는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 인물이다. '전설적 인물'이라는 소개에서 보듯 이솝에 관한 기록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페르시아 전쟁을 중심으로 그리스와 동방의 여러나라 전설과 역사를 기술한 의 저자인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BC4..
블로그의 우리말은 누리사랑방 블로그는 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웹상에 자신만의 기록 또는 메모를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것이다. 그 기록이나 메모는 전문적인 분야일 수도 있고 일기처럼 개인의 작은 역사일 수도 있다. 한편 블로그는 가장 광범위한 소통의 장이다. 싸이월드나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의 등장으로 블로그가 소통공간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SNS와의 결합을 통해 속보성까지 갖추게 되었으니 블로그는 우려와 달리 역동성이 더 강화되는 듯 싶다. 국립국어원에서 블로그의 우리말로 정한 '누리사랑방'이란 말처럼 온라인상에서는 여타 SNS에 비해 따뜻한 사람냄새가 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나에..
어린이날에 읽는 방정환 탐정소설 방정환(1899~1931)의 /「어린이」연재(1926~1927)/사계절 펴냄, 김병하 그림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인생의 절반까지 정신없이 달려왔는데도 망각의 한계를 뛰어넘어 여전히 흥얼거릴 수 있는 이 가사가 바로 어린이날 노래다.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가도 토씨 하나라도 틀리면 선생님의 호된 매질을 견뎌야 했던 국민교육헌장도 세월의 강에 흘려보냈건만 어린이날 노래만큼은 실낱같은 기억의 끝자락을 옴팡 붙들고 있으니 그날이 무던히도 특별하긴 특별했나보다. 하기야 어릴 적 그날의 의미는 설날 받은 세뱃돈과 추석날 먹었던 맛난 음식에 감히 견줄 수 없는 우리들만의 명절이고 우리들만의 세상이었다. 한편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니 왜 그날만 특별해야 했을까 하는 씁쓸함..
공공도서관은 친일파를 싫어한다? 민족문제연구소의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이제는 공공연하게 '멍청한 정부'로 낙인찍혀 버렸다. 그것도 이명박 정부 텃밭에서 말이다. MB정권 탄생의 일등주역이라 할 수 있는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지난 4월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독립유공자 19명에 대한 서훈 취소 명단에 장지연이 포함된 것을 두고 '이 정권을 언필칭 보수정권이라고 하고 또 실제로 보수·우파 세력의 지지로 권력을 담임한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일들을 보면 좋게 말해서 '실용'이고, 실제로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기회주의적' 집단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철학이 없는 정부로 규정했다.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장지연은 2009년 11월8일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에 수록된 인물로 독립운동을 했다는 초기와 달리 말년에는 일본 천황을..
소통하는 블로거를 꿈꾸며 아쉽지만 올 한 해도 정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뒤돌아보면 걸어온 발자욱들이 어지러이 흩어져있고 누군가의 발자욱에 내 흔적들이 희미해져 가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기에 시선을 돌려야 하는 게 사람인가 봅니다. 지난 일 년 너무도 힘겹게 걸어왔습니다. 이제는 다가올 일 년을 백 년처럼 살기위해 새로운 희망을 써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통이 먹통이 된 시대, 블로그에서 그 희망을 찾는다면 지나친 욕심일까요?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모여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며 때로는 주고 때로는 받으며 또 하나의 사람사는 세상을 블로그에서 만들어 왔습니다. 가상의 이름과 상상 속 얼굴만으로도 어울렁더울렁 살고 있는데 현실 속 군상들은 시기하고 질투하며 아무 거리낌없이 남을 밟고 일어서려 하는 것은 가슴을 닫아버..
내년 독서계획은 세우셨나요? 밤새 소리없이 내리던 눈으로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위에 내 흔적들을 남기며 서둘러 퇴근했습니다. 저는 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얘기한다면 어릴 때부터 내 머리에 내려앉은 눈이 스르르 녹아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느낌이 싫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비와의 스킨쉽은 기분좋은 경험입니다. 이런 괴팍한 성격탓에 많은 분들과 눈내리는 겨울의 낭만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책이 있고 블로그가 있어 다행입니다. '책블로거'라는 이름으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또 공감하고 있으니까요. 책으로 만나는 놀이터, 어디 상상이라도 했겠습니까? 책을 읽고 글을 올리고 또 조잡스럽지만 그 글을 꼼꼼히 읽어주고 댓글 하나로 하루가 행복해지고 블로그가 있어 가능했겠지요...
Adieu!! 2010 ① 책 블로거로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 그리스 신화에서 신중의 신으로 알고 있는 제우스는 6남매 중 막내다. 하데스(지옥의 신), 포세이돈(바다의 신), 헤스티아(가정의 신), 데메테르(곡식의 신), 헤라(사랑의 신, 제우스의 아내) 등이 바로 제우스의 형이요, 누이가 되는 신들이다. 그럼 막내인 제우스는 어떻게 신들의 왕이 되었을까?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식이 태어나면 삼켜버리는 버릇이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크로노스의 아내 레아는 제우스가 태어나자 돌덩이와 아들을 바꿔치기해서 크로노스가 제우스를 삼켜버릴 위기에서 구한다. 어머니 레아의 지혜로 목숨을 건진 제우스는 훗날 건장한 청년이 되어 그동안 아버지 제우스가 삼켜버렸던 형과 누이들을 아버지의 뱃속에서 꺼내어 주는데 비록 태어난 날은 늦었지만 아버지의 뱃 속에서 나온 형과 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