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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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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가장 행복했던 날의 기억이 불안한 이유 김성동(1947년~)/민들레꽃반지/2012년 충청남도 대덕군 산내면 낭월리 뼈잿골. 현재는 대전광역시 동구 낭월동으로 행정구역이 바뀐 이곳 골령골(뼈잿골)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합동 위령제가 열린다. 한국전쟁 당시 집단학살된 민간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다. 가족이 어디에서 죽었는지도 모른 채 성묘조차 할 수 없었던 유가족들은 2000년이 돼서야 그 비극의 장소가 골령골이라는 것을 알았고, 2011년에 비로소 국가인정 하에 합동 위령제를 열고 있다. 도대체 한국전쟁 당시 산내 골령골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사람들은 가족의 죽음을 쉬쉬하고 변변한 제사조차 지내지 못했을까. 1992년 한 시사 월간지를 통해 최초로 세상에 알려진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후 남한지역에서 단일지역으로는 최대 학살지로 꼽히..
동화적 상상으로 깨버린 반공 이데올로기 황순원(1915~2000)의 /「신천지」52호(1953.5) 한국전쟁이 끝나갈 무렵 접전 지역의 한 초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만무방'을 보면 주인공인 초가 주인여자는 낮에는 태극기를, 밤에는 인공기를 걸어두는 장면이 나온다. 전쟁의 참혹성과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과거군사정권 시절 납북됐다 귀환한 사람들이 남쪽에서는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사는 경우도 허다했고 북파공작원들은 자신들의 임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국가로부터 버림받곤 했다. 한편 이들 납북자들과 북파공작원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 정권과 단체를 향해 빨갱이라고 비난한다. 해방 후 찾아온 남북분단과 6.25전쟁은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한국사회 전반에 뒤틀린 질서를 태동시켰다. 이데올로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