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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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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레와 김지하, 두 시인의 같은 듯 다른 삶의 이유 존재의 형식/방현석/2002년 “문재인 지지하는 48%는 국가전복세력이고 공산화시키려는 세력이다.” 어느 극우주의자의 발언 같지만 안타깝게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유신독재투쟁의 상징적 존재였던 김지하 시인이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그를 두고 누구는 화합을 위한 변신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역사를 부정한 변절이라고도 한다. 변절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의 계절에 변신과 변절의 차이가 백지장보다 얇다고 하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타는 목마름을 호소했던 김지하 시인의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신이든 변절이든 당사자에게는 그만의 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변화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눈높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
아파트에 투사된 현대인의 고독과 인간소외 최인호의 /1971년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리즈먼(David Riesman, 1909~2002)은 그의 저서 에서 미국사회의 성격을 전통지향형(tradition directed type), 내부지향형(inner directed type), 외부지향형(other directed type)의 세가지로 분류하고 역사적으로 전통지향형에서 내부지향형으로 다시 외부지향형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고독한 군중'이란 외부지향형 성격을 가진 현대인의 성격유형으로 내면적 고립감은 자기상실로 이어지고 이런 성격유형이 지배한 사회에서는 정치적 무관심이 팽배해 지면서 결국 민주주의 체계를 위협하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고 했다. 리즈먼이 말한 '고독한 군중'은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해가는 산업화와 무관..
돌이라고 막대하지 마라!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돌도 예외는 아니나보다. 언젠가 무료해서 화분 장식용으로 쓰려고 준비해 두었던 자갈에 철사와 조화 및 소품을 이용해 소박한 장식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방문한 손님이 팔 수 없겠냐고 해서 지금은 돌잔치 장식용으로 만들고 있다네요. 처음부터 계획된 작품이 아니라서 장비라곤 펜치와 손뿐이네요. 펜치를 이용해 철사를 유선형으로 감아주는 작업이 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연성이 좋은 철사인지 마치 기계로 만든 것처럼 정교해 보입니다. 사실 처음엔 이런 모양의 철사가 기성품으로 나오는 줄 알았거든요. 비록 조화지만 돌위에 잔디도 심고 꽃도 피우고 무당벌레도 붙여놓으니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네요. 돌에 붙은 이끼 위에 핀 꽃 한송이가 무당벌레를 유혹하나 봅니다. 세상에 쓸모없이 사라지는..
요놈의 담배 때문에... 오늘은 주간근무 첫 날이었다. 두 달 동안 올빼미 생활을 하다보니 여간 긴장되는 아침이었다. 야간근무를 하면서 역시 사람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된다는 신념이 더 확고해 졌건만 오늘 아침은 그동안의 바램과는 달리 카프카의 『변신』에서 아침에 일어나니 벌레가 되어 있었던 그레고르 잠자처럼 내 몸이 내 맘대로 움직여지질 않았다. 오랫만에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부적응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삶의 현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오랫만에 아로마향 거품으로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섰다. 직장까지는 버스로 넉넉히 1시간....서울이란 동네에서야 흔한 거리지만 대전에서는 결코 짧은 출근거리가 아니다. 바지 주머니에는 언제나처럼 책 한권을 넣었다. 나의 무거운 발걸음과는 달리 이틀간의 휴식을 취한 사람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