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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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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나만의 독서 팁 독서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많은 사람들은 책읽을 시간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건 비겁한 변명입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책말고도 하루를 보내는 데는 수도 없이 많은 일이나 생각들과 싸워야 할 판에 거기에 대고 잔뜩 핏대 세우고 안성기를 향해 총을 겨눈 설경구가 된다는 것은 독설이고 오만일 것 같아서다. 책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책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곁들인다면 이는 분명 사족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책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평균적인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책을 곁..
1,000만 영화 [해운대]의 모티브가 됐던 책 수필이란 모름지기 이런 것이다 수필·피천득 지음·범우사 펴냄 오래 전 가을 춘천 영랑호에 간 적이 있다. 영랑호가 목적은 아니었고 설악산 여행중 우연히 들렀는데 그 곳에서 머물렀던 짧은 시간이 긴 여운으로 남아있다. 붉게 이글거리던 가을놀을 빼앗은 영랑호는 나그네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누군가 좁쌀 만한 돌이라도 던져 파장을 일으켰다면 호되게 꾸짖어줄만큼 세상의 소음을 잔잔한 수면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피천득의 [수필]을 읽을 때면 그 때 영랑호 한 켠에서 바라봤던 해질녘 호수를 떠올리게 된다. 그의 말마따나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게 수필이라서일까? 아니면 수필의 색깔이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기 때문일까? 아무튼 개인적으로 피천득의 [수필]은 문학 장르로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