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완서

(2)
성장통, 그 혼돈의 시간으로의 초대 배반의 여름/박완서/1978년 하루 걸러 종아리가 터질 듯 아팠다. 종아리뿐만 아니었다. 한 번 통증이 올 때면 무릎이며, 허벅지까지 온통 성한 데가 없었다. 그때마다 잠을 설치곤 했다. 변변한 보건소 하나 없었던 오지의 섬이라 그 정도로 육지까지 먼 항해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밤새 엄마가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이었다. 어느샌가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이면 멀쩡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국민학교(초등학교) 어느 무렵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부터인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지긋지긋한 통증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았으니까. 나이가 들어서야 알았다. 그게 바로 성장통이었다는 것을. 오지도 오지였지만 엄마가 육지 병원에 나를 데려가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으리라. 어쨌든 나는 ..
청춘의 방황, 이유있다 한말숙(1931년~)의 /1957년 대표적인 전후작가 중 한 명인 손창섭은 그의 소설 에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가져다 준 허무주의와 자조와 냉소, 인간의 무력한 삶을 객관적이고 처절하게 묘사한다. 그의 또 다른 소설인 과 등에 등장한 주인공들 또한 철저하게 비상식적인 전형들로 삶에 대한 뚜렷한 이유가 없는 인간들이다. 그의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대부분 비정상인으로 설정된 것도 결코 정상적일 수 없는 전쟁에 대한 저항의 표시일 것이다. 반면 같은 전후작가인 한말숙의 소설 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손창섭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해 준다. 한말숙, 작년 박완서 작가가 타계했을 당시 언론 보도에서 얼핏 들었던 것 빼고는 전혀 생소한 이름이다.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