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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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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아들의 미개한 국민 글, 참담하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총체적으로 부실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문제가 아니라 안전 불감증 자체를 의식하지 못하게 만든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물론 승객들을 남겨두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들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살인 행위다. 전세계 해난 사고의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는 '버큰헤이드의 전통(사고시 여자와 아이 먼저)'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는 선박 사고시 선장과 승무원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 총체적인 부실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바로 대통령이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강력한 대통령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
교학사 사태, 이렇게 해결하면 된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 요즘 새록새록 재생되는 학창 시절 기억 중 나이가 들어도 잊혀지지 않는 글 중 하나다. 모든 교과서의 표지를 넘기면 유독 빳빳하고 맨질맨질한 종이 흰색 바탕에 이렇게 시작하는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이 있었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국민교육헌장'이었다. 단순히 교과서 첫 페이지에 존재만 한 게 아니었다. 전체 문장을 다 외워야 했고, 외우지 못하면 선생님의 가차없는 체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등교할 때는 교문 입구에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마음 속으로는 '나는 자랑스..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 0%, 양심의 승리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률이 0%에 근접해 가고있다.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2종 교과서로 비교수업을 할 계획이라던 전주 상산고도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결국 한국사 교과서 선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참고서의 대명사로 불리는 저자인 홍성대씨가 설립한 학교로도 더 유명한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경우 오는 3월 개교하는 경기 파주의 한민고만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유일한 학교로 남을 전망이다. 전국 고등학교들이 어느 출판사 교과서를 채택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전국 2300여 고등학교 중 800여 학교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처음에는 10여곳 남짓한 고등학교들이 교학..
대통령의 현실인식과 서브리미널 효과 그동안 최근의 어수선한 정국에 대해 침묵과 모르쇠로 일관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아니 안듯만 못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국정원(국가 정보원)을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 대상인 국정원에게 국정원 개혁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본질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 일부러 본질을 흐리려고 하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사회통합이다. 대통령의 사회통합능력은 여당과 야당, 정치적 지지자와 반대자간의 갈등과 반목을 조정하고 합의에 이르도록 중재하는 데서 시작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내 사촌 별정 우체국장/김만옥/1986년 "당신은 지금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살기 좋은 세상' 이란 것이 '○○○은 ○○○이다'와 같이 정확한 정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각양각색인지라 선뜻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기도 하겠다. 그렇다고 해도 '소시민'이라고도 부르는 보통 사람들의 대답은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머리카락 한올한올마다에 굴곡진 인생의 자화상을 선명하게 아로새긴 사람들 집단에서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안방에서 클릭 하나만으로 지구촌 소식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주말에는 바다 건너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고, 전화 한 통이나 클릭 한 번으로 끼니마저 해결할 수 있으니 과거..
귀태 발언의 저급성이 국회파행의 명분이어서는 안된다 조선시대 반역을 꾀한 죄인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친족, 외족, 처족 등 삼족이 화를 당해야만 했다. 이처럼 연좌제란 한 사람의 죄에 대하여 특정 범위의 사람들이 연대책임을 지고 처벌되는 제도를 말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구족까지 연대책임을 졌다고 하니 연좌제는 특정 개인의 기회 균등을 말살하는 가장 전근대적인 형벌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4년 갑오개혁 때 연좌제가 폐지되었으나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실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최근까지도 법의 테두리 밖에서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대국가 태생 당시 폐지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존치하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의 연좌제는 1980년 헌법에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
최저임금 5210원으로 먹을 수 있는 우리동네 배달음식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는 2014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50원 인상한 시간당 521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작년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최저임금을 현실화하겠다는 공약까지 한 바 있어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노동계는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1.6% 인상한 5910원을 주장했으나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이유로 0.1%도 올릴 수 없다는 재계의 반발에 부딪쳐 예년 수준의 인상률에 그치고 말았다. 최저임금 521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갖가지 가십성 기사들이 넘쳐나지만, 사실은 비루한 현실을 대변해 주는 기사들이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노동자가 숨만 쉬고 60년을 모아야 강남에 아파트 ..
피로 지킨 NLL, 더이상 피를 흘리지 않는 게 해법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신동엽(1930~1969)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다가 재미난 꿈을 꾸었지. 나비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다가 발 아래 아시아의 반도 삼면에 흰 물거품 철썩이는 아름다운 반도를 보았지. 그 반도의 허리, 개성에서 금강산 이르는 중심부엔 폭 십 리의 완충지대, 이른바 북쪽 권력도 남쪽 권력도 아니 미친다는 평화로운 논밭.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다가 참 재미난 꿈을 꾸었어. 그 중립지대가 요술을 부리데. 너구리새끼 사람새끼 곰새끼 노루새끼들 발가벗고 뛰어노는 폭 십 리의 중립지대가 점점 팽창되는데 그 평화지대 양쪽에서 총부리 마주 겨누고 있던 탱크들이 일백팔십 도 뒤로 돌데.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 물방개처럼 한 떼는 서귀포 밖 한 떼는 두만강 밖 거기서 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