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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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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어머니 몰래 눈물을 흘린 이유 눈길/이청준(1939~2008)/1977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조직이나 모임에서건 꽉 차 있을 때는 개인의 존재감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가 빠진 듯 한쪽 구석이 횡 하니 비어 있을 때는 비로소 개인의 부재가 느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스포츠에서 '난 자리'는 전력 누수로 이어지고 여타 조직이나 모임에서도 '난 자리'의 등장은 효율이 비효율로 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되곤 한다. 부재란 그렇게 현실로 다가올 때만 느낄 수 있는 인간 감각의 한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든 자리'와 '난 자리'의 결정적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난 자리'의 존재가 간절해 지고 때로는 죄책감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바로 가족이다. 그게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머니에게 빚 진..
MB만 비껴간 코미디 풍자, 과연 바람직한가 20세기 한국소설05/창비사 1980년대 KBS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일번지] 중에 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비룡 그룹 임원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본 설정으로 한 당대 최고의 인기 코미디 프로였다. 비룡 그룹 임원회의에는 몇 명의 정형화된 인물들이 등장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김회장(故김형곤), 쥐뿔도 아는 게 없지만 회장 처남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버티고 있는 양이사(故양종철), 쓴소리만 해대는 그래서 늘 찬반신세인 엄이사(엄용수), 김회장 옆에서 딸랑딸랑 방울소리만 울려대는 영혼없는 김이사(김학래). 마치 도때기 시장 같은 비룡 그룹의 임원회의는 김회장이 주먹으로 자신의 이마를 때리며 “잘 되야 될텐데…”라는 말과 함께 끝이 났다. 이들이 쏟아내는 웃음 보따리는 힘겨운 시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