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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판테온 최초의 여덟 신, 오그도아드 이집트의 신들은 가장 잘 알려진 판테온 중 하나이다. 이시스, 오시리스, 호루스, 아누비스, 라와 같은 이름들은 그리스▪로마의 판테온과 경쟁할 정도로 현대 독자들에게 친숙하다. 그러나 이집트 판테온에는 현대 연구자들에게 미스터리한 신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의도된 것이다. ‘숨겨진 자’라는 뜻의 아문은 궁극적으로 아문-라로서 신들을 통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문이 정복자 힉소스 파라오를 몰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도시 테베의 수호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문은 사실 늙은 신이었고 이집트 판테온을 이끌기 위한 그의 부활은 그가 최고신으로 등극한 두 번째라는 것을 의미했다. 기원전 2400년경 이집트 고왕국(BC 2686년~BC 2181년) 초기에 아문은 헤르모폴리스(현재의 엘 아쉬무네인으로 ..
이집트 나일강의 신, 하피 하피(Hapi)는 고대 이집트의 물과 풍요의 신이었다. 이집트 왕조 시대 이전 ‘하피’라는 이름은 원래 ‘나일(Nile)’을 이르는 말이었다. 그러나 왕조 시대가 시작되면서 나일은 강이 되었고 하피는 나일 강의 신을 칭하는 말이 되었다. 참고로 ‘나일(Nile)’은 ‘물’을 의미하는 고대 이집트어인 ‘놔이(Nwy)’를 고대 그리스인들이 ‘네일로스(Neilos)’라고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 하피는 이집트 전역에서 숭배되었는데 특히 아스완과 게벨 엘실리실라에서 유명한 신이었다. ▲파피루스와 로터스로 매듭을 만들고 있는 나일강의 신 하피. 출처>구글 검색 하피는 상이집트와 하이집트의 수호신이었다. 하피는 각각 하프-레세트(Hap-Reset, 상이집트)와 하프-메흐트(Hap-Meht, 하이집트)라고 불리는 쌍둥..
이집트 신들의 아버지, 누 ‘눈(Nun)’이라고도 하는 누(Nu)는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신으로 ‘신들의 아버지’로 불렸다. ‘누’는 ‘태초의 물’을 의미한다. 이 태초의 물에서 우주가 창조되었다. 태초의 창조신 누는 성이 없다. 대신 누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남성적인 측면을 대표할 때는 눈(Nun)이라고 불렀고 여성적인 측면이 강조될 때는 누네트(Nunet)라고 불렀다. ▲태양 범선을 들고 있는 누(Nu). 출처>구글 검색 신화에 따르면 누는 태초의 혼돈의 물로 대지가 창조되기 전에만 존재했다. 태초의 혼돈 속에는 네 명의 개구리 남신과 네 명의 뱀 여신이 있었다. 그들은 쌍으로 존재했는데 각각 누(Nu)와 나우네트(Naunet), 아문(Amun)과 아마우네트(Amaunet), 헤(Heh)와 하우..
아툼이 홀로 천지창조가 가능했던 이유 그리스 신화에서 우라노스, 크로노스, 제우스로 이어지는 존속범죄의 실상은 그야말로 패륜의 극치였다. 복기하자면 이렇다. 우라노스는 가이아와 함께 티탄 신족을 낳았다. 하지만 우라노스는 자식을 낳자마자 타르타로스에 가두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게다가 어찌나 성에 집착했던지 가이아와 떨어지지를 않았다고 한다. 결국 수천 명에 달하는 자식들을 낳았지만 낳는 족족 가이아의 자궁 즉 타로타로스에 가두곤 했다. 참다못한 가이아는 자식들에게 이런 남편을 응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 때 유일하게 나선 자식이 바로 크로노스였다. 크로노스는 낫으로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엽기적인 만행을 저질렀다. 이 때 우라노스가 깜짝 놀라 가이아의 몸에서 떨어지면서 비로소 땅과 하늘이 분리되었다고 한다. 우라노스가 흘린 피가 바닷물..
봄여름가을겨울, 그리움의 또다른 이름 김소월 시집/김소월/범우사 펴냄 바람 자는 이 저녁 흰 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은…… 꿈이라도 꾸며는! 잠들면 만나련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 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 눈은 퍼부어라. -김소월의 '눈 오는 저녁' 중에서-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낫다고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춥고 배고픈 겨울보다야 발품이라도 팔면 배 곪을 일 없고, 별빛이 촘촘히 수놓인 밤하늘을 이불 삼아 어디에서고 누울 수 있는 계절이 여름이 아닌가! 겨울을 버텨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눈 오는 날 이층 베란다에서 바라본 폐지 줍는 노인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등이 굽어 몇 장 포갠 신문지 뭉치가 힘에 부쳐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콧노래 절로 나올 겨울..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소시민들의 일상의 기록 서정인의 /1968년 E.H 카는 1961년 1월부터 3월까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을 묶은 책 라는 책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역사란 역사와 사실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끝없는 대화'라고 했다. 더불어 역사가와 그가 선택한 사실의 상호작용은 추상적이고 고립된 개인들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 현재의 사회와 과거의 사회 사이의 대화로 '역사란 한 시대가 다른 세대 속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일들에 관한 기록'이라고 했다. E.H 카의 역사에 관한 명쾌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고 또한 영웅들의 놀이터란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그가 말한 주목할 만한 가치란 승자가 된 몇몇 영웅들에 의해 평가되고 왜곡되기도 하며 폄하..
그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 오상원의 /1955년 앙리 뒤낭(Jean-Hemri Dunant, 1828~1910)은 1858년 이탈리아 통일전쟁 당시 제분회사의 수리권을 얻기 위해 나폴레옹3세를 만나러 가던 중 솔페리노 전투에서 수천명의 부상병이 신음하는 참혹한 현장을 보게된다. 이 때 경험을 바탕으로 앙리 뒤낭은 국적에 구애됨없는 전쟁 부상자 구호를 위한 중립적 국제민간기구의 창설을 역설하게 되는데 이 기구가 바로 국제적십자사다. 그러나 전쟁의 특성상 국적을 떠나 전시에 부상당한 군인과 민간인에 대한 보호는 말뿐인 구호에 그치게 된다. 1949년 제네바 회의에서 체결된 '제네바 협약'은 전쟁 중 부상당한 군인이나 민간인뿐만 아니라 전쟁 포로에 대한 인권을 명시한 국제협약이다. '제네바 협약'에는 전지(戰地)에 있는 군대의 부상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