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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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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과 박근혜 오이디푸스 왕/소포클레스(Sophocles, B.C 496~B.C 406, 그리스) 지음/황문수 옮김/범우사 펴냄 2017년 3월10일은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결코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이다.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이 말한 이 한 문장 때문이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되었다. 촛불 민심의 승리라고들 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박근혜 탄핵은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이었다. 대통령도 헌법을 지키지 않으면 탄핵될 수 있다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적인 사건임을 부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대다수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사저로 ..
페르딕스, 자고새가 된 발명 천재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54, 영국)이라는 천재 수학자가 있었다. 튜링은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이던 1937년 오늘날 컴퓨터의 기본 윈리를 구현한 ‘튜링기계’라는 연산장치를 고안해 냈다. 뿐만 아니라 튜링은 2차 세계대전의 전황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독일 나치의 암호기계 ‘이니그마’ 해독에 나서 ‘튜링붐베’라는 암호해독기를 개발해 독일군 잠수함 부대의 이동경로를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천재의 말로는 비참하기 그지 없었다. 집에 도둑이 든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튜링이 동성애자임이 밝혀진 것이다. 튜링은 성 문란 혐의로 기소되었고 법원에서 화학적 거세 판결을 받고 대학에서 쫓겨난 뒤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먹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애플사의 ..
제우스의 여신들⑤ 이오, 질투였을까? 복수였을까? 욕하면서도 본다는 게 막장 드라마다. 여기서 막장이란 광산이나 탄광의 갱도 끝에 있는 채굴이나 굴진 작업장을 말한다. 즉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곳이다. 고로 막장 드라마는 시쳇말로 갈 데까지 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시청 중에도 자연스레 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설정들이지만 막장의 중독성이 얼마나 강한지 단 하루라도 건너뛰면 궁금해 죽을 지경인 것이 막장 드라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욕망은 헌신짝 버리듯 무시하는 게 막장 드라마의 주된 흐름이다. 갈 데까지 간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동원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막장 드라마의 종결자로 불륜만한 게 없다. 늘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막을 내리는 그 순간까지 조강지처나 팔불출 남편은 가련하고 불쌍하다. 복수는 꿈도 못꾸는 그런 성격의..
제우스의 여신들④ 므네모시네, 기억의 두 얼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장이다.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지만 개그 소재로써의 이 말은 국회 청문회의 단골손님이다. 결국에는 다양한 정황이나 물적 증거로 인해 진실이 밝혀지기는 하지만 청문회 증인 입장에서는 위증죄를 벗어나기 위해 이만한 발언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게이트 피의자나 증인들의 청문회나 법원, 헌법재판소 심문 과정에서 보았듯이 기억Memory은 그렇게 개인의 편의에 의해 재생되기도 하고 망각되기도 한다. 즉 필요에 의해 불러내기도 하고 왜곡시킬 수도 있는 것이 기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모든 지적 활동과 진보는 기억 능력을 토대로 발전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생명과학대사전에 따르면 기억의 사전적 의미는 인상, 지각, 관념 등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기능의 총칭...
에로스와 프시케, 신화시대에도 고부갈등이 있었다 몇년 전까지 인기리에 방영됐던 TV 프로그램 중에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제목 그대로 부부간의 갈등과 불화를 다룬 드라마였다. 갈등의 종착지는 늘 가정법원이었고 매회 4주간의 숙려기간이 주어지면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끝내 가정법원을 찾게 된 부부갈등의 시작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즉 고부갈등은 드라마의 단골 메뉴였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속담도 있지만 고부갈등만은 칼로 무 썰듯 결코 봉합될 수 없는 미묘한 간극이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외딴 여자에게 아들을 빼앗겼다는 시어머니의 상실감과 시어머니가 아닌 오로지 나만의 남자로 남아주길 원하는 며느리의 욕심은 늘 이성보다는 감성의 영역에 더 가까웠다. 그렇다면 옛..
피그말리온,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그 해 여름은 뜨거웠다. 뜨겁다 못해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났다.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붉은 색으로 채색이 되었다. 그 붉은 색은 다가올 더위마저 무색하게 할 뜨거운 함성을 담고 있었다. 2002한일월드컵은 대한민국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거대한 축제였다. 당시만 해도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는 지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응원단의 상징이 되었다. 단순히 소원이던 월드컵 개최의 꿈이 이루어져서 뜨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국가대표 축구팀에 대한 또 다른 소망과 바람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거대한 물결이 되었다. 그 꿈은 월드컵 첫 승이었다. 간절함이 하늘을 감동시켰던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4강이라는 생애 다시 못볼(?) 드라마를 직접 ..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뒤돌아보지마" 소아과 의사 크리스는 큐레이터인 아내 애니와 아들 얀 그리고 딸 마리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 부부는 얀과 마리를 교통사고로 잃게 되고 아내는 자식을 잃은 고통과 자책감에 남편 크리스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크리스는 아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이혼에 합의하지만 4년 뒤 자신마저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비록 육체는 세상을 떠났지만 크리스의 영혼은 자식과 남편을 잃은 고통에 시름하는 애니를 떠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게 된다. 급기야 아내 애니마저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로써 남편을 따르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저승에서 다시 남편을 만날 수 있을거라 믿었던 애니의 생각은 틀리고 말았다. 자살하는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애니는 지옥으로 가게 되고 이 부..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 된 피라모스와 티스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은 전세계인이 다 아는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의 대표작 중에 하나다. 몬터규 가문과 캐풀럿 가문은 오랫동안 앙숙 관계였다. 하지만 몬터규 가문의 후계자 로미오는 친구에게 이끌려 변장한 채 참석하게 된 캐풀럿 집안의 무도회에서 캐풀럿 가문의 외동딸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줄리엣도 마찬가지였고 두 사람은 열렬한 사랑을 나눈 뒤 이틀 후에 결혼식까지 올린다. 캐풀럿 가문에서는 줄리엣을 패리스 백작과 결혼시키려 하고 줄리엣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로런스 신부와 상의해 이틀 가량 가사 상태에 빠지게 되는 수면제를 복용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로미오는 줄리엣의 죽음을 알게 되고 줄리엣 옆에서 독약을 마시고 죽는다.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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