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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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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정신 짓밟은 교학사 교과서 출처: 경향신문 2013년 10월1일/세상읽기/역사학자 전우용 역사란 과거 사실들에 대해 특정한 인간 집단이 공유하는 기억이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이나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나 자기 처지와 기준에서 과거를 기억한다. 그러다보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역사’는 자주 ‘전쟁’의 원인이 되곤 한다. 많은 언쟁이 “그때 네가 그랬잖아.”라는 말에 대해 “내가 언제?”라고 대답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평생을 함께 산 부부조차 같은 일을 달리 기억하는 탓에 다투는 일이 흔한데, 서로 살아온 경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기억을 요구하는 것은 본래 무리한 일이다. 소수자가 보는 역사, 지배자가 보는 역사, 여성이 보는 역사, 남성이 보는 역사가 다 같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국사’..
악질 친일파가 한국 대표 여성 시인으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vs 지원병(志願兵)에게/모윤숙(1910~1990) -나는 광주 산골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난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표지/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소위였고나/가숨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깊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였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처 날뛰는 조국의/산맥을 지키다가/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중략-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그..
나는 이미 80년대에 남북국 시대를 배웠다 내가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지정을 반대하는 이유 나는 학력고사 세대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X세대, 즉 구세대와 신세대의 낀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보다 몇 년 선배들은 같은 학력고사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선시험 후지원이었으나 X세대는 선지원 후시험 체제로 학력고사를 치렀다. 또 나보다 몇 년 아래 후배들은 수능(수학능력시험) 세대니 그야말로 낀세대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싶다.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X세대는 교복자율화 세대이기도 했고 심지어 두발 규제 또한 그리 심하지 않았다. 가끔 중학교, 고등학교 앨범 속에 긴 머리로 한껏 멋을 낸 친구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한편 X세대들에게 주목할 부분은 한가지 더 있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 열풍을 타고 직선제 총학..
목가시인과 연탄시인, 그들의 이유있는 절필선언 어머니/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를 끼고 돌면/고요한 호수에 흰물새 날고/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아무도 살지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중에서- 정형화되고 상투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교과서적이다'라고 말한다. 명문대에 수석 합격한 학생이 방송에 출연해 수석 합격 비법을 묻는 질문에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라고 하는 말은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한 미디어의 계도적인 의도가 깔린 인터뷰이기도 하지만 많은 수험생들에게는 허탈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교과서란 본디 창의적인 사고를 위한 길잡이가 되어야 하지만 예상 답안을 줄줄 암기해야만 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 하에서는 스폰지와 같아야 할 청소년..
이제 교과서도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가 빡빡한 수업 시간표,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중고등학교 시절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어느 누구도 어깨를 제대로 펴고 미래와 꿈을 상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저 선생님이 또는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아니면 꿈과는 상관없이 점수에 맞춰 자신의 미래를 맡겨야만 했던 시절이었다. 분명 우등생과 모범생은 그 의미가 다를진대 우등생은 곧 모범생이었다. 라는 영화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좌절했던 시절, 그 시절 아틀라스가 지고 있던 지구만큼이나 우리네 어깨를 짖누르고 있던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있었다. 바로 책가방이다. 교과서와 참고서로 빽빽하게 채우고도 모자라 덤으로 들어야 했던 손가방이 있었고 여기에 도시락 가방이 하나 더 추가됐으니 멀리서 보면 학생이 가방을 들었는지 가방이 학생을..
4대강도 모자라 교과서까지 파헤치겠다? 어제 아침 조간신문을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올해까지 마무리하겠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정부가 국토 교육을 위해 국토 관련 교재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게다가 기존 교과서 내용마저 손볼 태세다. 초·중·고 교과서에까지 삽질을 하겠다니 멀쩡한 4대강만 파헤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이명박 정부에게 소통은 한낱 달콤한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하겠다. 국토해양부의 ‘국토 교육 교재 편찬 및 프로그램 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용역 입찰 공고에 따르면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증폭되어 바람직한 정책방향, 미래상 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균형된 시각,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확산시시키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
그는 왜 독가마에서 생을 마감했을까? 황순원의 /1950년 대한민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성인이라면 가장 친숙한 작가 중 한 명이 황순원이 아닐까 한다. , , , , , 등 교과서에 직접 실렸거나 비중있는 수업 부교재로 다뤄진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그의 한국 문학사적 위치를 떠나 유독 교과서에 그의 작품들이 많이 실린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꽤 있을 것이다. 우선 나 에서 보듯 10대의 감수성이 녹아든 그래서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설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는 기계적 중립을 요구하는 교육의 특성상 순수문학을 추구했던 황순원의 작품세계가 교과서와 맞아떨어졌는지도 모른다. 한편 그가 추구했던 순수문학이 반공이데올로기를 의식한 자기검열의 결과라는 어느 비평가의 설명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비껴가지 못한 작가의 아..
심청은 공동체 살인의 희생양이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이 사실은 공동체 살인의 희생양이었단다. 고전 속 심청은 분명 아버지를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러나 소설 속 도화동 사람들은 눈먼 아비를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폭력적 이데올로기를 숭배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화적 훈육의 결과로 심청이 스스로 희생하였으니 '이념 공동체의 심청 살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념 공동체의 심청 살해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심청이 죽기 전 남긴 대사 어디에도 자신이 죽음으로써 아버지가 눈을 뜬다는 확신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희생이 결국은 아비를 죽게 하고 말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이것은 계약위반이다. 공양미 삼백 석을 부처님께 바치면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다고 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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