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39)
피그말리온 피그말리온 -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신정옥 옮김/종합출판범우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사이프러스섬에 독신인 한 조각가가 살고 있었다. 그에게 친구라곤 그가 직접 깎은 여인의 조각상 뿐이었다. 한편 이 여인의 조각상은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어졌는지 마치 숨을 쉬는 것 같았고 석상에 손을 대면 피부가 살포시 눌릴 것만 같았다. 결국 그는 여인의 조각상을 볼 때마다 가슴 설레이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조각상과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는 매일매일 기도했다. 이 여인의 조각상이 자신의 아내가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거듭되는 그의 기도에 감동받았던지, 아프로디테 여신은 그 여인 조각상을 실제 처녀의 몸으로 만들어 주었다. 꿈을 이룬 조각가는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감사 기도를..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가 아니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1726년 지금 이 시간에도 소인국 이야기, 대인국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있을 어린이들에게는 참 뜬금없는 얘기로 들릴 것 같다. 아니 [걸리버 여행기]라는 동화 속 세상에서 꿈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꼬마 독자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사실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육지에서 한참 떨어진 섬에 살았던 나도 학교 건물 한귀퉁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꺼내 읽었던 동화가 [걸리버 여행기]였던 것 같다. 성인이 될 때까지 아니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한참 동안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 속 이야기로 나의 뇌리에 자리잡고 있었다. 책 꽤나 읽었다고 자부했지만 얇디얇은 내 지식의 한계를 여지없이 까발려준 책이 [걸리버 여행기]다. 불과 10년 전의 일이었다. '킬링 타임'으로 서..
배꼽빠질 상상, 헤라클레스는 여장을 즐겼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2편의 테마는 ‘사랑’이다. 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저자는 독자들에게 신과 신, 때로는 신과 인간과의 사랑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통해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던져주고자 한다. 왜 하필 저자는 신화를 이해하는 도구로 ‘사랑’을 선택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인간은 남녀의 사랑으로 세상에 방문하고 신의 사랑으로 세상과 작별을 고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생명의 근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보편적인 정서가 사랑이다. 상징으로서의 신화를 설명하기에 사랑만한 것이 있을까? 이쯤되면 신화 속 신들의 사랑이 궁금해질 것이다. 인간의 그것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러브스토리를 공개한다. 신들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 종교적인 의미에서 신은 엄숙함과 경건함으로 바라..
위대한 이야기꾼, 레테의 강을 건너다 이윤기의 제1권/2000년 이런 걸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할까? 우연의 일치치곤 안타까움이 너무도 컸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나는 출근 때마다 꼭 챙기는 게 하나 있다. 직장까지는 버스로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걸리는 거리라 책 한 권 챙기는 일이 출근준비의 전부가 된지 오래다. 그날은 그동안 바진의 [가(家)]1,2권을 다 읽고 무슨 책을 챙길까 고민하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1]를 선택했다. 10년 가까운 시간을 내 책장에 머물면서도 먼지가 쌓이지 않은 몇 안되는 책 중의 하나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전 읽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전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특히 서양고전문학을 즐겨읽는 독자들에게 그리스 신화 관련 도서는 필독서 중의 필독서일 것이다. ..
[햄릿]의 주옥같은 명대사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세계적인 대문호답게 세익스피어의 [햄릿]은 주옥같은 명대사들로도 유명하다. 고전 [햄릿]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연극 [햄릿]을 보지 않았더라도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쯤은 들어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아니 각종 미디어를 통해 때로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인용하는 [햄릿]의 명대사임에 분명하다. 한가지 안타까움이 있다면 이 대사를 처음 접했던 게 [햄릿]이라는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중학교 영어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각박하고 모순된 현실인가! 감수성이 차고도 넘칠 청소년 시절을 교과서 속 세상에만 갇혀 사는 아니 그 세상만 강요하는 현실에 긴 아쉬움과 분노가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직접 읽어보지는 못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 이런 주옥같은 대사가 탄생..
손수건을 떨어뜨리지 마라 세익스피어의 /1604년 중세시대 전장에 나가는 기사들은 갑옷 속에 부인이 준 손수건을 고이 간직했다고 한다. 또 토니 올랜도 앤 돈(Tony Orlando & Dawn)의 명곡 에서도 감옥에서 출소한 주인공은 옛 애인에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면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손수건)을 매달아 달라고 노래한다. 이쯤되면 손수건이 사랑의 징표라는 사실은 분명해 졌다. 그런데 여기 애인에게 받은 손수건을 잃어버린 댓가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의 주인공 오셀로와 그의 연인 데스데모나이다. 물론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오셀로의 기수(旗手) 이야고의 간계로 사랑에 대한 의심이 싹트게 되지만 비극의 결정적인 원인은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선물한 손수건이었다. ..
햄릿은 정말 우유부단했을까? 세익스피어의 /1601년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세익스피어의 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을 주제로 한 영화나 연극을 본 적이 없어도 이 대사가 의 명대사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고전 중의 고전 은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영국의 자존심, 세익스피어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 ,
21세기에 20세기 소월이 더욱 그리운 이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많은 이들은 주저없이 소월 김정식을 꼽을 것이다. 그가 떠난 지 1세기가 가까워 오지만 소월의 시 마디마디에는 여전히 수천년간 심장 깊숙이 새겨진 한국인의 정서가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일까? 소월이 남긴 많은 시들은 노래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부모', '진달래꽃', '산유화',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초혼', '엄마야 누나야' ... 그러함에도 소월이 20세기 과거 인물임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소월이 떠난 후 우리 사회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격언이 무색할 정도의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 변화는 빛의 속도로 미래를 압도할 것이다. 변화와 더불어 한민족이라는 순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