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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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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친 산업화의 어둡고 긴 그림자 최일남의 /1974년 여기 집나간 두 마리의 노새가 있다. 한 마리는 암탕나귀와 수말의 교배에서 태어난 실제 노새다. 이 녀석은 아버지의 연탄 마차를 끄는데 어느날 비탈길 돌부리에 바퀴가 걸려 마차가 되집어지는 틈을 타 냅다 도망쳐 버린 놈이다. 우리를 버리고 간 노새. 그는 매일매일 그 무거운, 그 시커먼 연탄을 끄는 일이 지겹고 지겨워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자기의 보금자리를 찾아 영 떠나가버렸는가. - 중에서- 또 한 마리는? 연탄 마차의 주인이자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착한 우리 아버지다. 노새가 우리를 버리고 간 며칠 후 이 놈의 노새가 온동네를 휘젓고 다녔던 바람에 아버지는 도로 무슨 법이니 하며 으름장을 놓는 경찰을 따라 집을 나갔다. "이제부터는 내가 노새다. 이제부터 내가 노새가 되어야지..
남 탓으로 허송세월 하더니 이제는 하늘 탓인가 인간의 욕심이 부른 자연의 복수일까 대지를 촉촉히 적셔야 할 비가 그만 대지를 산산조각 내고 말았다. 장마라는 단어는 이제 한때 유행했던 패션마냥 빛바랜 사진 속 추억으로 그 기억마저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소위 말하던 장마시즌이 끝나고 한여름 더위를 걱정하고 있던 찰나에 구름은 한반도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내리기를 멈추고 한바탕 퍼붓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태양 속으로 자취를 감추곤 한다. 이번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을 강타한 비는 인간이 왜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하는지를 새삼스레 보여주고 있다. 단 하룻밤새 500mm 가까이 내린 비는 수십 명의 인명을 앗아갔고 도시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말았다. 가히 재앙의 전조라 할 만하다. 게다가 폭우로 수많은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 때 지도자의 안이한 현실인식은 ..
'포대령' 누가 그를 과대망상증 환자로 만들었나 천승세(1939~)의 /「세대」63호(1968.10) 문명의 이기는 인간에게 늘 행복만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단순히 철학적, 종교적 의미의 행복을 논하기 위한 자문이 아니다. 행복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문명의 이기와 그로 인한 생활의 진보로부터 소외된 사람들, 행복 사각지대를 연명해 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함이다. 집단과 사회라는 단어로 똑같은 군집생활을 동물과 차별화하는 인간이지만 실상은 동물 집단보다 더한 약육강식이 횡횡하는 곳이 인간 사회다. 어쩌면 사회라는 말은 이성의 남용이고 인간의 자만인지도 모른다. 소외된 사람이 있어야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는 동물이 인간이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 최소한의 소외된 자들이 존재해야 하는 곳이 사회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어야 ..
4대강도 모자라 교과서까지 파헤치겠다? 어제 아침 조간신문을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올해까지 마무리하겠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정부가 국토 교육을 위해 국토 관련 교재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게다가 기존 교과서 내용마저 손볼 태세다. 초·중·고 교과서에까지 삽질을 하겠다니 멀쩡한 4대강만 파헤치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이명박 정부에게 소통은 한낱 달콤한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하겠다. 국토해양부의 ‘국토 교육 교재 편찬 및 프로그램 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용역 입찰 공고에 따르면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증폭되어 바람직한 정책방향, 미래상 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균형된 시각,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확산시시키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