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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곳은 어쩌면 세상 끝 정육점 마지막 정육점/김도연 지음/문학동네 펴냄 삶과 죽음이 그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삶과 죽음이 그토록 확연하게 구별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삶과 죽음이 만나면 한쪽은 침묵하고 한쪽은 통곡을 불러온다는 사실도 처음인 것처럼 선연했다. 삶과 죽음 앞에서 어떤 사람들은 아예 기가 막혀 말도 못 꺼낸다는 점도 처음 알았다. 지금껏 옥자에게 다른 사람의 죽음은 그렇게 멀리 있었다. 그런데 그 죽음 속에 자신이 있었고 또다른 이들의 죽음을 자신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볼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유폐된 개인과 그 고독이 빚어내는 길 잃은 꿈으로 삶의 지리멸렬함에 균열을 내왔던 작가 김도연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그는 “‘꿈같은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 같은 꿈’”을 드러..
그것이 알고 싶다, 칠곡계모사건과 스톡홀름 증후군 1974년 미국, 은행강도사건이 보도됐다. 그런데 CCTV에 찍힌 강도는 미국 최고 언론재벌 허스트 가문의 큰 딸 패티 허스트였다. 패티는 은행강도사건 2달 전에 급진적 좌파 도시 게릴라 공생해방군(SLA, Symbionese Liberation Army)에 납치됐었다. 인질이었던 패티가 어떻게 납치범들과 한패가 되어 은행강도사건에 모습을 드러냈을까? 1975년 패티가 SLA 조직원들과 함께 체포되었을 때 변호사들은 그녀가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패티가 단순히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에 범죄에 가담했다는 변호사와 심리전문가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CCTV 속 패티는 계속 웃고 있었고 자신이 직접 녹음한 음성 메시지에서는 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