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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18 인간의 생존, 이게 다 여와(女媧) 덕이다 (6)

 

중국 신화에서 여와(女媧, Nuwa)는 아이를 낳은 첫 번째 존재이자 모든 인간의 창조자이다. 고대 중국은 모계중심사회였다. 그래서 모든 인간의 어머니였던 여와는 가장 중요한 신으로 받아들여졌다. 여와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전승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것은 창조 신화와 홍수로부터 인류를 구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와는 결혼이나 출산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그의 신전을 찾을 만큼 대중적인 신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와는 뱀 몸통에 인간 얼굴을 한 초자연적인 생명체로 그려진다. 가끔은 중국전통 복장을 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여와를 여황(媧皇, Wahuang)으로 부르기도 한다. 

 

어머니 여신이자 창조신인 여와는 뱀의 몸통에 인간의 얼굴을 한 형상으로 묘사된다. 출처>구글 검색


여와의 어머니는 질서의 여신 화서(花序, Huaxu)로 우주를 배회하다 번개의 신 뇌공(雷公, Leigong)의 발자국을 밟고 난 후 갑자기 임신했다고 한다. 여와는 남매 지간인 복희(伏羲, Fuxi)와 결혼했다. 몇몇 창조신화에 따르면 복희와 여와의 결합으로 인간이 창조되었다고 한다. 복희는 또 사냥과 요리, 중국의 문학의 개발자이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여와와 관련된 중국 창조신화는 두 개가 있는데 먼저 가장 대중적인 것은 여와가 진흙으로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화다. 반고(Pangu, 盤古)가 알에서 깨어나 우주를 창조한 이후 땅과 하늘이 분리되었고 땅에는 각종 식물과 동물, 산과 강 등으로 가득 찼다. 신화에 따르면 땅과 하늘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죽은 반고의 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느 날 여와가 숲을 걷고 있을 때 문득 외로움이 찾아왔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지만 여와와 대화할 상대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여와는 강가에서 걸음을 멈추고 진흙으로 인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여와가 처음 만든 인간은 닭이나 염소처럼 동물을 닮았다. 첫 번째 인간들이 여와를 즐겁게 해주기는 했지만 여와는 금세 싫증이 나고 말았다. 그러던 중 여와는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다 자신과 닮은 인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와는 진흙으로 얼굴과 팔과 손, 다리가 있는 자신과 닮은 인간을 만들었다. 인간들은 여와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여와는 이 창조물들을 땅에 내려놓고 ‘사람[人]’으로 부르기로 했다. 여와는 그녀의 창조물, 인간이 마음에 들었다. 여와는 더 많은 인간을 창조하기 위해 줄을 진흙 속에 담갔다가 공중에 휘두르는 식으로 많은 인간을 창조했다. 신화에 따르면 여와가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든 인간들은 훗날 귀족의 조상이 되었고 줄을 휘둘러 만든 인간들은 평민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여와와 관련된 또 다른 창조 이야기는 홍수와 관련되어 있다. 대홍수가 대지를 뒤덮었다. 홍수가 잦아든 후 땅에는 여와와 복희만 남았다. 그들은 인간을 다시 창조하기 위해 관계를 맺는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여와와 복희는 남매 지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늘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하늘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하늘의 계시는 그들이 부부가 되는 것이었다.

여와와 복희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산에 올라 각각 불을 피웠다. 그들은 각각의 산에서 피어 오른 연기가 곧장 하늘로 올라가면 부부가 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각각의 산에서 피어 오른 연기가 서로를 감싸 안으면 부부가 되어 인간을 창조하라는 계시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국 두 산에서 피어 오른 연기가 서로를 감싸 안으며 하늘로 올라가자 둘은 부부가 되었고 세상에는 다시 인간들로 넘쳐나게 되었다.

여와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공공과 축융의 전쟁으로부터 시작된다. 태초에 세상은 지금과 달리 네 개의 기둥이 대지와 하늘을 분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기둥이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느 날 물의 신 공공(Gonggong, 龔工)과 불의 신 축융(Zhurong, 祝融)이 하늘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큰 전쟁을 벌였다. 물과 불이 세상을 뒤덮었다. 하지만 이 전쟁의 승자는 불의 신 축융이었다. 공공은 분한 나머지 하늘을 떠받치고 있던 네 개의 기둥 중 하나인 부주산을 이마로 들이받았다. 대지는 요동치기 시작했고 무너진 기둥 사이로 틈이 생기고 말았다.

공공과 축융의 전쟁으로 대지는 거대한 물로 뒤덮이고 말았다. 공공이 부주산을 들이받았을 때 생긴 하늘 구멍에서 거대한 물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여와는 홍수로부터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거북의 네 다리를 잘라 무너진 하늘 기둥을 다시 세웠다. 또 오색돌을 모아 하늘 구멍을 메웠다. 드디어 홍수가 멈췄고 인간들은 계속해서 대지 위에 살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전승에 따르면 대홍수로부터 인간을 구한 여와는 피곤해서 쉬기 위해 대지에 누워있다 그대로 죽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물이 쏟아지는 하늘 구멍을 메우기 위한 충분한 돌이 없어서 그녀 자신이 직접 하늘 구멍을 막았다고도 한다. 어찌됐건 여와의 영웅적 업적으로 인간은 다시 대지 위에서 평화로운 삶을 누리게 되었다. 여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너진 하늘 기둥을 완벽하게 복구하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이 사건 이후로 대지는 기울게 되었고 중국의 강들이 동쪽으로 흐르게 된 것도 이런 신화적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1966년부터 1976년 사이에 일어난 중국의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중국의 종교도 큰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어머니 여신이자 창조신인 여와는 여전히 중국 문화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역사적 인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여와와 복희 남매의 신전들은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으며 가장 유명한 여와 신전은 중국 동북부의 허베이[河北]에 있는데 이곳에서 여와는 모든 인간들의 조상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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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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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moon104308.tistory.com BlogIcon 문moon 2019.04.18 19:45 신고

    중국의 신화는 재미있네요. 우리에게 좀더 익숙한 느낌.. ^^
    좋은 하루 되세요~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ramideunioni.tistory.com BlogIcon 라미드니오니 2019.04.18 20:39 신고

    여와가 약간 괴기스러운 모습이네요ㅎ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4.18 20:45 신고

    중국에도 이런 재미 있는 신화가 있었군요 처음 알게 됐습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newday21.tistory.com BlogIcon 새 날 2019.04.18 21:16 신고

    인간의 창조자를 여성으로 인식했군요. 외려 옛날사람들이 더 진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stg1994.tistory.com BlogIcon JAE1994 2019.04.19 05:17 신고

    기괴한 그림에 이끌려 들어왔는데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9.04.19 05:22 신고

    인간들의 조상신으로 숭배되고 있군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