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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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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 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도널드 발렛·제임스 스틸 지음/이찬 옮김/어마마마 펴냄 양적, 질적으로 건강한 중산층은 오랫동안 그 국가의 건강성을 체크하는 척도로서 작용해왔다. 한때 그러한 중산층의 희망을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는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미국으로 이주하여 여유로운 중산층의 꿈을 이룬 사람들의 신화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아직도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하루하루 땀을 흘리는 이유도 바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지금 세계 곳곳의 현실은 어떤가?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 바닥난 연금과 그로 인한 연금의 축소, 줄줄 새는 세금, 오프쇼링과 아웃소싱으로 인한 자국 내 일자리 감소, 국가 재정의 사적 이익 추구, 이러한 것들로 인한 중산층의 붕괴..
종편이 종북이라던 그 책 읽어보니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신은미 지음/네잎클로바 펴냄 오지 탐험가들이 쓴 여행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순박하다', '착하다'이다. 우리 상상 속에는 심하게 식인종이라는 편견이 가득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문명의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사는 미개인으로 치부하고 마는 원주민들을 두고 한 말이다. 책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오지 원주민들의 성정은 예상과 달리(?) 착하디 착하고 어린 아이처럼 순진무구하다. 그렇다고 오지 여행기를 쓴 작가에게, 오지 다큐를 만든 제작자에게 '그곳이 그렇게 좋으면 거기서 살아라'하고 비아냥 거리지는 않는다. 제멋대로 그린 보지 않은 세상의 단편을 그들이 직접 보고 새로 그려 주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이 본 세상이 오지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하지만 슬..
영화 '인터스텔라' 속 진짜 과학 이야기 인터스텔라의 과학/킵 손 지음/전대호 옮김/까치 펴냄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적 토대를 제공하고 시나리오 집필을 도운, 스티븐 호킹의 절친이자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인 킵 손 교수는 이미 2005년부터 '인터스텔라'와 같은 우주과학 영화를 구상하고 상당히 구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나 성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크리스토퍼 놀란과 손을 잡고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면서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최신작 '인터스텔라'는 우리를 우리 우주의 가장 먼 곳과 그 너머 제5 차원(또는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벌크”)을 향한 환상적인 여행으로 이끈다. '인터스텔라'의 이색적인 스토리와 시각효과는 진짜 과학을 기초로 삼았다. 부분적으로 그것은 기획 단계부터 영화에 참여한 이론 물리학자 킵 손의..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가슴 이야기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가슴 이야기/플로렌스 윌리엄스 지음/강석기 옮김/MID 펴냄 지난해 초 필자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문을 한 편 읽었다(학술지 2013년 2월 14일자). 동아시아인에게 보이는 직모를 결정하는 유전자(EDAR)가 밝혀졌다는 내용으로, 동아시아인 대다수는 이 유전자의 변이체를 갖고 있다. EDAR 유전자는 엑토디스플라신 A 수용체 단백질을 만드는데 동아시아인의 경우 이 단백질의 370번째 아미노산이 발린(V)에서 알라닌(A)으로 바뀐 변이형(370A)이다. 이 수용체 단백질은 태아발생시 외배엽의 발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에 있으면서 피부, 머리카락, 손톱, 이, 땀샘 등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시아인 대다수가 지니고 있는 변이형은 신호에 더 민감..
너의 세계, 서로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법 너의 세계/최양선(1974~) 지음/창비 펴냄 최양선 장편소설 가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63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과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한국 아동문학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작가 최양선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새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문학 세계를 다시 한 번 선보인다. 는 2034년 철저한 계급 사회로서 뛰어난 과학 기술을 발달시킨 엘리시온 행성과 자연이 파괴되어 피폐해져 가는 지구 알래스카를 주 무대로 하는 SF다. 근미래를 다루는 과학소설이지만 기술적 진보를 현란하게 묘사하기보다 ‘서로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서정적 주제를 아름답게 풀어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엘리시온에서 지구로 인..
정신분석학자가 쓴 천재의 내면생활 보고서 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김성환 옮김/새로운현재 펴냄 인류가 낳은 최고의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의 천재성과 기행, 성격적 특이성에 매료된 프로이트는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적 연구를 근거로 다빈치의 여성적 수동성과 강박, 불안한 기질, 성 정체성 등을 밝혀낸다. 이는 천재성에 가려진 다빈치의 내면과 욕망을 드러낸 유일하고도 소중한 자료인 동시에 정신분석학이 지닌 연구 범위의 한계를 뛰어넘은 인류의 또 다른 자산이다. 는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바라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내면생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천재 예술가, 혁신적 탐구자, 동성애자, 기인, 장난꾸러기 그리고 한 명의 인간이었던 다빈치의 다양한 면모가 프로이트에 의해 드러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과..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이해인 지음/마음산책 펴냄 』은 올해 칠순, 수녀원 입회 50주년을 맞은 이해인 수녀가 신작 산문과 신작 시 100편,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꼼꼼히 기록한 생활 이야기 100편을 묶어 낸 책이다. 필 때 못지않게 질 때도 아름다운 동백꽃처럼 한결같은 삶을 꿈꾸는 이해인 수녀는 스스로 한 송이 꽃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해인 수녀가 1976년 펴냈던 첫 시집의 제목은 였다. 그로부터 38년 후, 봄의 민들레처럼 작고 여렸던 그는 2008년 암 수술 이후 몇 년간 투병하며 눈 속에서도 생생한 붉은빛을 뽐내는 동백꽃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백은 꽃잎이 한 잎 두 잎 바람에 흩날리지 않고 꽃송이가 조금도 시들지 않은 채 깨끗하게 툭 떨어져내리는 꽃이다. 우아한 동백의 일생을 그리..
나는 어젯밤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잠의 사생활/데이비드 랜들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 펴냄 괴성을 지르면서 잠에서 깬 사내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왜 나는 한밤중에 침실이 아닌 복도 바닥에서 뒹굴고 있을까? 20년 넘게 고약한 잠버릇 때문에 고생한 저자는 어느 날 밤, 잠결에 걷다가 크게 다치고서야 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의사에게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걸 알게 되자, 처음으로 진지하게 잠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우리는 잠을 잘까? 남자는 여자와 잠을 자는 방식이 다를까? 꿈은 왜 꿀까? 아이를 잠재우는 것은 왜 어려울까? 왜 어떤 사람은 코를 골고, 어떤 사람은 골지 않을까? 자신이 잠결에 걸어다니는 원인은 무엇이며, 왜 그것을 멈출 수 없을까? 데이비드 랜들은 (원제:Dreamland)에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