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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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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윤은 누구에게나 예언해 주지는 않는다 슬라브 신화에는 가마윤Gamayun이라는 새가 등장한다. 예언의 새 가마윤은 지혜와 지식을 상징한다. 가마윤은 러시아 화가 빅토르 바스네초프(Victor Vasnetsov, 1848~1926)의 그림으로 더 유명하다.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몸은 깃털이 달린 영락없는 새의 모습이다. 가마윤은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자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예언을 해준다고 한다. 또 해질 무렵 폭풍우를 몰고 온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가마윤이 슬라브 신화에서 정확하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슬라브 신화는 기독교와 러시아 정교회 등 종교의 영향으로 본래의 이야기들이 많이 왜곡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알려진 것은 예언의 새 가마윤은 또 다른 괴조인 ..
머리가 셋 달린 전쟁의 신, 트리글라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 지대 중 하나로 ‘줄리언 알프스’라는 곳이 있다. 2세기 경 로마가 슬로베니아를 정복한 후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줄리언 알프스는 다른 알프스에 비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빙하침식작용으로 생긴 뾰족한 봉우리가 장관이라고 한다. 줄리언 알프스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사바 계곡과 소카 강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2,864미터의 트리글라브 산은 줄리언 알프스의 제왕으로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슬로베니아 전경이 압권이라고 한다. 이 트리글라브 산의 이름은 하늘과 대지와 지하세계를 상징했던 고대 슬라브 판테온의 신 트리글라브에서 유래했다. 트리글라브Triglav는 머리가 셋 달린 전쟁의 신이었다. 고대 슬라브인들..
생명과 행운을 가져다 준 태양신, 다츠보그 슬라브 신화에서 다츠보그Dazbog는 대지에 생명을 가져다 준 신이었다. 다츠보그가 인간의 생존조건에 가장 중요한 태양과 비를 상징하는 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지하세계의 신이었으며 슬라브 민족의 창시자였다. 다츠보그는 역사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언급되었다. 가령 슬라브 신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모든 슬라브 국가들에서 다츠보그 숭배의 증거들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다츠보그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980년 초기 키예프 공화국의 ‘원초연대기’로 기록에 따르면 다츠보그는 블라드미르 왕자가 세운 7개의 동상 중 하나였다. 슬라브어로 복원된 다츠보그라는 이름은 ‘주다’와 ‘신’의 합성어라고 한다. 즉 다츠보그는 ‘베푸는신’이라는 뜻이다. 중세 러시아 시대 기록에도 다츠보그가 등장한다. 다츠보그의 의미를 문자 그..
빛의 신 벨로보그(Belobog)의 흔적들 슬로베니아의 트리글라브 산 근처에는 늘 벨로보그(Belobog)와 체르노보그(Chernobog)가 전쟁을 하고 있다. 즉 임박한 어둠 앞에는 희미한 빛이 있고, 어둠은 새벽에 의해 쫓겨나고, 슬픔은 서둘러 기쁨으로 교체된다. 슬라브 신화에서 벨로보그는 회색 수염과 흰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현명한 노인으로 그려진다. 반면 체르노보그는 흉측한 해골로 묘사된다. 벨로보그는 빛의 신이고 체르노보그는 어둠의 신이기 때문이다. 유럽 중북부 발트해 연안의 포메라니아에는 벨로보그(Bjelobog)라고 불리는 우뚝 솟은 산이 하나 있다. 이 산은 폴란드 뱔로보체(Byalobozhe) 지역까지 이어진다. 또 체코에는 벨로찌체(Belozhitse)라는 지역이 있고, 우크라이나에는 벨보츠니차(Belbozhnitsa)라고 불리는..
비를 부르는 여신, 도돌라 도돌라(Dodola)는 슬라브 신화에서 비와 구름의 여신이자 최고신 페룬(Perun)의 아내다. 발칸 슬라브 나라들 중에서 특히 세르비아와 마케도니아에서 도돌레(Dodole, 도돌라의 복수형)는 가뭄 때 비를 부르는 의식의 일환이었다. 다시 말해 어리고 순결한 소녀들은 비를 불러오기 위해 옷을 벗고 그들의 머리는 꽃으로 장식했다. 또 꽃과 나뭇잎과 각종 허브 식물들로 장식된 옷으로 갈아입었다. 소녀들은 고아였던 나이 많은 소녀의 지도를 받으며 마을을 돌아다녔다. 그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춤을 추고 특별한 도돌레 노래를 불렀다. 그 때 집의 여주인들은 소녀들을 이끄는 리더에게 물을 뿌리고 그 리더는 물을 뿌리며 마당 주위를 돌아 다닌다. 이 때 기우제를 치르고 있는 소녀들은 빵이나 음식, 심지어 돈을 선..
빅뱅을 닮은 창조신, 로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들과 종교들에서처럼 슬라브 민족과 종교에도 창조 신화가 존재한다. 슬라브 신화에서 창조신은 로드(Rod)였다. 로드는 존재하는 것 그 자체였으며 스스로 태어났다. 태초에 세상은 어둠뿐이었다. 로드는 알에 둘러싸인 식물의 싹과도 같았다. 그가 사랑의 여신 라다(Lada)에게 생명을 주었을 때 로드를 둘러싸고 있던 껍질이 터지면서 사랑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의 우주 창조 신화는 백 뱅(Big Bang, 우주 생성의 시발로 여겨지는 대폭발)과 매우 유사하다. ▲슬라브 신화의 창조 이야기는 빅뱅을 닮았다. 출처>구글 검색 ‘로드(Rod)’는 ‘탄생’, ‘기원’, ‘친족’이라는 뜻의 고대 슬라브어 어근에서 파생된 단어 ‘Rozhanitsa’와 유사한 형태로 현대 슬라브..
체르노보그, 과연 그는... 체르노보그(Chernobog)는 슬라브의 신으로 그 이름 자체로는 ‘검은 신’을 뜻한다. 체로노보그 신에 관해서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진 텍스트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체로노보그에 관한 유일한 기록은 기독교 문헌으로 기독교인들은 체로노보그를 어둠과 파괴의 신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 이전 고대 슬라브 민족에게 체로노보그가 얼마나 중요한 신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세기 기독교 이전 슬라브 민족의 문화와 종교를 다룬 책 에 따르면 슬라브인들 중에는 음식 축제 때 기묘한 믿음을 지키는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동시에 그들이 믿는 신의 이름으로 축복하기도 하고 저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신들 중에 악의 신 ‘체르노보그’와 ‘검은 신’이 있었다고 한다. ▲슬라브 신화 속..
모레나, 사랑에 웃고 사랑에 울고 슬라브 신화에서 모레나(Morena)는 겨울과 무덤의 여신 또는 죽음의 여신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여신들이 아름다운 외모로 묘사되는 것과 달리 모레나는 무섭고 흉측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모레나는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여신으로 일년 중 반은 지하세계에서 나머지 반은 지상에서 생활한다. 인간 삶의 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레나 여신은 인간 삶의 시작을 관장하기도 한다. 모레나 여신은 식량 재배를 위해 땅을 비옥하게 준비하고 겨울이 되면 언 땅에 영양분을 공급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레나 여신이 봄에 지하세계로 사라지면 만물에 싹이 트고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런 이유로 모레나 여신은 죽음의 여신이면서도 풍요의 여신으로도 숭배되었다. 모레나 여신이 젊고 사랑스런 풍요의 여신이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