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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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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가져다주는 마법 맷돌, 삼포를 찾아서 핀란드 신화▶칼레발라, 핀란드 신화에서 삼포(Sampo)는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소재다. 삼포를 둘러싸고 신과 악마의 투쟁이 전개된다. 삼포는 그 소유자에게 부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포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19세기 의 편집자로 알려진 엘리아스 뢴토르에 의하면 삼포는 소금, 밀가루, 황금을 만들어내는 마법 맷돌이라고 한다. 삼포를 만들어 포욜라(노르트란트)의 마녀 로우히의 딸과 결혼한 일마리넨(Ilmarinen)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를 잃고 로우히의 다른 딸과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로우히의 반대로 칼레발라, 핀란드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삼포는 여전히 포욜라에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삼포는 부를 가져다주는 마법 맷돌이었다. 핀란드를 부강하게 하기 위..
'반지의 제왕' 간달프의 모델이 된 베이네뫼이넨 핀란드 신화▶독일의 언어학자 하이만 슈타인탈(Heymann Steinthal, 1823~1899)이 , , 와 함께 세계 4대 서사시 중 하나로 꼽은 는 핀란드 전통시를 바탕으로 한 민족 서사시로 핀란드 신화의 보고이기도 하다. 는 핀 족의 나라(칼레발라)와 노르트란트(포욜라)간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로 핀 족의 세 영웅 베이네뫼이넨, 일마리넨, 레민케이넨의 활약상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특히 베이네뫼이넨(Vainamoinen)은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영웅인데 로널드 로웰 톨킨(J.R.R. Tolkien, 1892~1973)의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부터이다. 톨킨의 소설과 같은 이름의 영화 으로 영화 속에서 가장 지혜로운 인물이자 마법사로 등장하는 간달프(Gandalf)가 바로 핀란드 신화 속 ..
발할라와 발키리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총애를 받은 인간들이 죽음의 고통을 맛보지 않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땅이 있다. 오케아노스 서쪽 끝에 있는 엘리시온(Elysion)이 바로 그곳이다. 엘리시온은 일년 내내 봄날만 계속되고 부드러운 서풍만 부는 장미꽃이 만발한 낙원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거리 샹젤리에는 '엘리시온의 들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엘리시온처럼 북유럽 신화에도 이상향, 낙원이 있다. 발할라(Valhalla)이다. 하지만 엘리시온과 달리 '죽은 자들의 회당'을 뜻하는 발할라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병사하거나 자연사한 일반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이상향이다. 발할라는 전투에서 명예롭게 죽은 전사들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아는대로 안개로..
어리석음의 대명사, 에피메테우스 서양속담에 '선물 든 그리스인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호의적인 태도로 위장한 적을 조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속담의 어원은 저 멀리 신화 속, 아니면 역사 속 트로이(Troy)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미케네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연합군과 현재 터키를 중심으로 한 트로이군이 10년에 걸쳐 벌인 전쟁이 트로이 전쟁이다. 하지만 지루했던 전쟁의 종말은 싱겁기 그지 없었다. 그리스 연합군이 목마 속에 30여 명의 전사를 숨기고 침입해 기습작전을 펼쳐 트로이는 패망하게 된다. '선물 든 그리스인을 조심하라'에서 선물은 '트로이 목마'를 의미한다. 그리스 신화 속에도 선물을 잘못 받아 어리석음의 대명사가 된 이가 있다. 그는 선물을 잘못 받기도 했지만 선물을 잘못 주기도 했..
라그나로크,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신은 죽지 않는다. 인간의 굳건한 믿음이자 신을 특정하는 아이덴티티이다. 인간과 신 사이에 놓인 엄숙주의도 신은 죽지 않는다는 인간의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은 결코 죽을 수도 죽어서도 안된다. 만약 신이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이전에 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리적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야수들이 고대인들에게는 신의 영역을 대체했을 것이다. 그나마도 호모사피엔스 인간은 동물의 세계를 정복했다. 어쩌면 인간이 동물 세계의 신적 존재로 군림해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죽는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전승해온 이들이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즉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으로 대표되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
황금을 지키는 괴물, 그리핀 누구나 한번쯤 하늘을 나는 꿈을 꾸어 보았을 것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Ⅲ'의 특수부대원들처럼 말이다. 영화에서 특수부대원들은 윙수트(WingSuite)를 입고 전투기와 나란히 비행을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에서처럼은 아니지만 스포츠와 레저로 윙수트를 입고 '인간새'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윙수트가 이제는 군사용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기존의 낙하산을 대체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육지와 하늘을 오가는 강력한 군사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독일의 한 벤처기업이 군사용으로 만든 윙수트 이름이 '그리폰'이라고 한다. 그리폰(Griffon)은 그리핀(Griffin), 그리피오스(Gryphios), 그리페스(Grypes), 그라이프(Greif) 등 ..
클로리스, 꽃집에 요정이 살고 있다 1979년 충북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 4만년 전 구석기 시대 유물이 발견되었다. 당시 구루봉 동굴에서는 다섯 살배기 어린 아이 유골도 함께 출토되었는데 유골을 덮은 흙 속에서 국화꽃 가루가 나왔다고 한다. 당시 발굴에 참가했던 고고학자들은 평소 구석기인들이 먹다 남은 꽃씨를 유골에 뿌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후 세계에서도 안락한 삶을 바랐던 구석기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표현된 현장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죽음이라는 가장 슬픈 순간에 꽃을 바치는 장례 문화가 구석기 시대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쁘게 존재했단 사라지는 것이 꽃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가장 슬픈 순간에는 애도의 표현으로 꽃을 바치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꽃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흡사 그 순..
하늘을 나는 말, 슬레이프니르와 페가수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억울하게 피해를 본 동물이 있다. 바로 말[馬]이다. 게다가 귀족 스포츠라는 승마와 얽혀 있으니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역[驛]의 한자 표기에서 보듯 말은 예로부터 인간에게는 주요한 교통 수단의 하나였다. 전쟁에서는 무기 이상의 역할을 했던 것이 말이었다. 오히려 어떤 동물보다 신성시했던 게 말이었다. 하루에 천리나 달린다는 전설의 말 '천리마'가 있었고 용의 모습을 갖춘 '용마'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나라 목왕이 곤륜산의 서왕모를 만나기 위해 타고 갔다는 수레를 끈 동물도 말이었는데 여덟 필로 '팔준마'라고 불렀다. 발이 흙에 닿지도 않았고, 그림자보다도 앞서 달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날개를 갖고 있기도 했고, 구름을 타고 달리기도 했다고 한..